장난치기(안약)
약국에 갔습니다.
눈병이 나서 견딜 수가 있어야지요.
눈병이란 놈은 참 지저분하지요.
누런 눈꼽이 끼고, 눈알이 시뻘개지고 눈물까지 질질 흐르고....
남들에게 옮기기도 쉽고.....
그냥 다래끼 정도면 다래끼난 부위에 눈썹을 뽑아서 2층짜리 돌탑 사이에 올려 놓으면 금방 낮지만 눈병은 그래서 낮는게 아니지요.
약국에 가니까, 젊은 여자 약사가 있었습니다.
"어떻게 오셨어요?"
"개인적인 문제가 좀 있어서요...."
말꼬리를 약간 흐립니다.
그러자 덩달아 약사의 목소리도 따라서 내려오면서 다 안다는 듯이 은밀하게 묻습니다.
"유흥가 다녀 오셨어요?"
"네에?"
약간 놀라는 척 합니다.
약사는 다 안다는 듯이 씨익 웃으면서 증상이 어떠냐고 묻습니다
"좀 가렵고 어떨 때는 따끔따끔하고 충혈도 되어있고 보기에도 지저분합니다."
"음 그래요? 또 다른 증상은요?"
이제는 호기심이 곁들어져 있는 목소리입니다.
"눈물이 자꾸나고 눈꼽도 자꾸 끼는데요?"
그제서야 약사는 피식 웃으면서 말합니다.
"아폴로 눈병인 것 같네요.... 안약을 좀 넣으세요!"
안약을 건네줍니다.
그러면서 저는 신중하게 다시 묻습니다.
"저~ 안약은 어떻게 넣지요"
"두 세 방울 넣고 눈을 깜짝이면 되요"
"그게 아니라....."
"???????"
"밥 먹고 넣어요 아니면 밥 먹기 전에 넣어요?
《약 좋다 남용말고 약 모르고 오용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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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백
-정훈-
백설이 눈부신
하늘 한 모서리
다홍으로
불이 붙는다.
차가울수록
사모치는 정화.
그 뉘를 사모하기에
이 깊은 겨울을 애태워 피는가.
동백입니다.
원래 고향은 남쪽의 섬 지방이고 그곳에서 동백나무는 1월부터 꽃을 피우는 겨울 꽃이 맞습니다.
북쪽으로 좀 더 올라온 동백은 봄이 돼야 겨우 꽃을 피dq니다.
동백나무는 차나무 과에 속하는 상록활엽수입니다.
대부분은 다섯 장의 꽃잎으로 꽃을 피우지만, 가끔씩은 일곱 장으로 이루어지는 꽃도 피우지요.
열매는 밤 한 톨 크기의 초록색 작은 방울 모양으로 열렸다가 갈색으로 익어 세 갈래로 벌어집니다. 그 안에 조금 큰 잣처럼 생긴 씨앗이 맺히지요.
지금까지 열매를 몇 번 심었지만 발아는 한번도 못 시켰지요.
동백열매를 깨보면 기름기가 무척 많답니다.
이걸 짜서 모은 기름이 동백기름이고 옛 여인네들이 머릿기름으로 사용했다지요.
동백꽃을 이야기하면 누구나 가장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처연한 낙화입니다.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그 꽃 말이에요'라는 대중가요의 가사처럼 동백꽃은 어느 날 갑자기 정말 '후두둑' 소리를 낼 듯 한꺼번에 떨어져 버립니다. 꽃잎이나 꽃술이 모두 싱싱한 채로.............
2001. 3. 15 맑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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