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의 아빠

월광 소나타 3악장....

맑은날T 2007. 5. 11. 11:27

 

피아노 잘 치는 사람 또는 그런 사람을 아내로 둔 이가 참 부럽다.

집에 오래된 피아노가 하나 있는데....

기냥 책상 대용으로 사용중이다. ㅠㅠ;

 

어제 영화를 하나 봤다.

Copying Beethoven.

베토벤 말년의 악보 필사가인 안나 홀츠와 합창교향곡의 작곡과 초연 등을 그린 영화이다.

다른 평은 할 능력이 되지 않으니 제쳐두고, 합창교향곡 초연장면이 압권이고 감동이었다.

압도된다는 느낌, 하나된다는 느낌....진한 감동은 늘 눈시울을 젖게한다. ^^

영화가 다 보고나서 합창교향곡을 cd로 들으려다 포기했다. (너무 길어서...)

대신 월광소나타를 3악장까지 들었다.

친숙한 곡이라서...

 

원래 월광소나타는 그 제목이 월광이 아니었고 베토벤은 단지 "환상곡풍의 소나타"라고 했는데, 시인이자 비평가인 렐슈타브가 1악장을 듣고 "스위스의 호수에 비치는 달빛에 흔들리는 작은 배와 같다"라고 언급하면서 월광(月光)이 되었다.

사실 3악장은 달빛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템포를 가지고 있다.

렐슈타프가 3악장까지 끝까지 듣고 평을 했으면 다른 제목이 나왔을 법하다.

 

물론 우리 윤석이는 이 음악을 듣고 제목을 말해보라고 하자 특유의 대충 기억법으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음~~~~월~~~,월경?"

 

하나 더,

대학 1학년때 교양과목으로 들은 '음악의 이해'란 과목 중간고사에서 이 음악을 듣고 작곡가와 제목을 적기가 있었는데, 시험 끝나고 같이 들은 친구가 내게 질문을 하더라.

 

"야! 중간에 베토벤 소나타 있잖아, 그거 무슨 광이야?"

"무슨 광이라니?"

"광(光}자는 확실히 알겠는데, 그게 삼광인지 팔광인지 헷갈려서 그냥 팔광으로 적고 나왔는데.."

 

그 친구는 고스톱을 너무 좋아했던 친구였다.

이렇게 대답해줬더란다.

"차라리 오광을 하지 그랬냐?" 

 

     

 

공기의 떨림은 인간의 영혼에게 얘기를 하는 신의 숨결이야. 음악은 신의 언어야. 우리 음악가들은 인간들 중 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지. 우린 신의 목소리를 들어. 신의 입술을 읽고 신의 자식들이 태어나게 하지. 그게 음악가야.         -<카핑 베토벤>의 대사 중-

 

                                     

 

2007. 5. 11  맑은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