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의 아빠

양지머리 반 근

맑은날T 2008. 1. 13. 15:13

토요일 저녁, 이제 초등학교 6학년에 올라가는 둘째 경욱이가 갑자기 부른다.

"아빠!"

"왜?"

"양지머리 반 근에 얼마해요?"

"양지머리라니?"

"소고기 있잖아요."

"아...몰라..얼마하는지는...아마 만원은 넘을걸.."

"................"

"그런데 양지머리는 왜?"

"다음주 월요일 아빠 일찍 퇴근 좀 하세요."

"왜?"

"화요일이 엄마 생신이잖아요. 그래서 그날 미역국을 끓일려고 하는데 아빠가 좀 도와줘요."

"머? 니가 미역국 끓인다구? 끓이는 방법은 알아?"

쪼르르 자기방에 달려가더니, 수첩을 꺼내와서 보여준다.
수첩을 보니, 미역국끓이는 방법에 대하여 비뚤빼뚤한 글씨로 빼곡히 적혀있다.
보고 있으려니까, 각시가 한마디 한다.

"에휴..지네 아빠보다 훨씬 낫다."
".................."

몇 달 전에는 지네 엄마 생일이면 형이랑 돈을 모아서 퍼머를 해주겠다고 약속하더니, 퍼머는 별도로 해주고 국도 끓이겠다는 건지..아니면 용돈을 다 써버려서 궁여지책으로 미역국을 끓이기로 했는지는 몰라도, 아마 아들이 끓인 미역국을 맛보긴 하나 봅니다.
그런데....저도 미역국 끓일 줄 모르는데..어쩌지요?


2008. 1. 14  맑은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