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일 몇 가지
인사
우리 아이들은 인사할 줄 모른다.
인사성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인사할 때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영 헷갈리나 보다.
방학기간 동안 아이들이 가끔 일찍 일어나는 일이 있는데, 그때 마눌을 내가 출근할 때 아이들에게 인사를 시킨다.
헐렁한 내복차림으로 두 녀석이 현관 앞에 뻘쭘하니 서 있다가 인사를 한다.
“안녕히 가세요~”
지난 토요일, 윤석이 놈이 친구네 가서 하루 밤 자고 일요일 오후에 집에 들어왔다.
안방에서 책보고 있는데 들어와서 인사하고 간다.
“안녕하세요~”
토요일은 두 녀석이 학교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늦잠자느라 자주는 못보지만.....
부산스럽게 준비를 하고 가방을 메고, 현관에서 신발을 신고 인사를 한다.
“안녕히 계세요.”
그래서 아이들의 인사를 종합한 결과 하나의 결론이 나온다.
틀림없이 어떤 놈이 우리 집에 드나들고, 그 사람에게 인사하는 말들이 튀어나온 거라고....
마눌을 불러서 추궁했다.
“누구야~ 나 말고 들락거리는 놈이????”
“미쳤어?”
“ 아직.....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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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샘
요즘 TV 드라마 중에 권상우와 김희선이 나오는 프로그램이 있나보다.
아이들은 권상우는 알아도 김희선은 모른다.
몇 주 전인가 그 프로그램에서 권상우와 김희선이 포옹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걸 가만히 지켜보던 윤석이가 혼잣말로 한 마디 한다.
“저 여자는 좋겠다................”
옆에서 마눌이 힐끔 쳐다보다가 기가 차서 픽 웃는다.
나도 속으로 한마디 했다.
‘권상우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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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뱃돈
설에 부산 마산을 거쳐오면서 두 녀석은 기분이 한껏 좋아진다.
세뱃돈 받을 곳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욱이 놈은 세배를 하자마자 웃음을 참지 못하고 실실 웃으면서 세뱃돈 받을 순서를 기다리곤 한다.
마눌이 물어보았다.
“너 왜 자꾸 웃니?”
“ *^^* 몰라. 돈 받을 생각을 하니 웃음을 멈출 수가 없어. *^^*”
그래도 염치껏 주의해야하는데 이놈은 그게 안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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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
윤석이가 지네 선생님의 추천으로 시교육청에서 선발하는 영재선발시험을 봤다.
1차 시험, 2차 시험, 3차 지능검사, 4차 면접을 봤는데, 시교육청의 관리가 문제였던지 최종 통과했단다.
시험제도가 문제인지, 아님 윤석이가 문제인지 영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긴 하지만, 그래도 애비라고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어제는 짜장면 한번 쐈다. ^^;
2005. 3. 2 맑은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