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의 아빠

아빠는 만물박사

맑은날T 2000. 7. 8. 08:28


"아빠 ! 내가 문제하나 낼께.."

큰아들이 포켓몬스터 도감을 연구(?)하다가 갑자기 하는 말입니다.

"그래, 뭔데 ?"

"포켓몬스터 문제야."

"그래 함 해보자"

"음~ 이상해씨 독 있게 없게?"

"독 있지~"

"어! 어떻게 알았어?"

"........."

"그럼 파이리 불 있게 없게?"

"불 있지~"

"아빠! 어떻게 알았어?"

"........."

"그럼~ 버터풀 날수 있게 없게?"

"날 수 있지~"

"어! 어떻게 알어?"

"........."

이런 질문과 대답이 수 십번 오가고 저는 모든 문제를 틀림없이 다 맞힙니다.

저는 사실 포켓몬스터에 대하여 잘 모릅니다.

그럼 어떻게 아느냐구요?

아주 간단하지요.

제 아들 또래의 애들이 내는 문제는 모두 앞에 것이 정답입니다.

즉 벌이 침이 있는지에 대하여 애들이 문제를 내라면 꼭 '벌은 침 있게 없게?'라고

냅니다.

그러니까 앞에 것이 모두 정답이지요.


어쨋던 우리 애들은 제가 만물박사인 줄 압니다.

그래서 TV에서 나오는 퀴즈 문제를 보다가 제가 틀리면 실망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사실 저 퀴즈 잘 맞히는 편입니다. ^^)

그러다가 점점 커가면서 아빠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세상에 흔한 많은 아빠들

중의 한 사람인 걸 깨닫게 되고, 좀 더 자라면 제가 물려줄 재산도 자랑할

명예도 없는 존재라는 걸 알고 어느 정도 실망하게 되겠지요.

그러나 저는 또 믿습니다.

그 아들이 좀 더 성숙하면 제가 세상에 하나 뿐인 자신의 아빠라는 것을,

그리고 힘들게나마 세상을 열심히 살았다는 걸 인정하게 될 것을.........

제가 그랬던 것 처럼.............


엄마 아빠 여러분~

힘 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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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입니다.

여러분 중 혹시 찔레꽃이 붉다고 아시는 분 안 계시죠.

찔레꽃이 장미과이기는 하나 붉은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유행가 중에 "찔레 꽃 붉게 피는~"라는 가사때문인지 붉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꽤 되더라구요.


어릴 적 찔레순을 많이 먹었습니다.

봄에 찔레가 움을 틔우는데, 연한 순이 굉장히 빨리 자라지요.

그 순을 잘라서, 껍질을 벗기고 먹으면 세상의 어떤 야채보다도 맛있지요.

부드럽고, 향긋하고....

가을에는 빨간 찔레열매가 열려 배고픈 겨울새들의 먹이가 되지요.


2000. 7. 20 맑은 날 ksg4u@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