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의 아빠
내기
맑은날T
2002. 3. 28. 17:26
내기
사전적 정의로는 일정한 조건 밑에서 승부를 다투어 이기는 편이 건 물품이나 돈을 차지하는 일을
말하며 명사입니다.
살아오면서 이런 저런 내기를 많이 합니다.
투기성이 있다는 의미에서는 도박과 유사하지만, 도박에서의 승부는 순전히 우연에 의하여 결정되지만,
내기에는 그런 우연적인 요소가 배제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도박에서는 이길 확률이 일단 50% 정도라는 가정에서 출발하지만, 내기에서는 각 당사자 모두가
자신이 이긴다는 확신을 가지고 한다는 것도 차이가 있으며 내기의 가장 큰 재미는 이러한 확신이
있다는 점인 듯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내기를 특히 좋아하는 민족같습니다.
적게는 음식값내기 등을 하고 큰 돈을 걸고서 하는 것도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여러 가지 잡다한 내기를 많이 했습니다.
대부분의 내기는 둘 사이의 말다툼에서 비롯됩니다.
할 수 있다와 할 수 없다는 의견차이에서 내기가 시작되지요.
어릴 적 많이 한 내기로는 침을 더 멀리 뱉기, 소변 오래보기, 물속에서 오래참기, 음식 많이 먹기 등등이
생각납니다.
그 중 하나가 물 없이 건빵을 1분 안에 10개 먹기 내기가 있습니다.
사람들의 대부분은 먹을 수 있다라고 자신을 합니다.
그러나 막상 내기를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입안에 넣을 수는 있어도 삼키지 못해서 지게 됩니다.
1분 동안에 입안에서 나오는 침의 양은 건빵 10개를 적실 정도가 못되기 때문이지요.
어제 점심식사 중에 우연히 무당의 작두타기 이야기가 나왔고 그러면서 제가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한 적이 있는 실험을 이야기하였지요.
즉 날계란 하나를 두툼한 방석 위에 세워놓고 그 위에 맨 발로 올라서도 계란이 깨어지지 않는다고...
그러자 그 자리에 있는 직원 두 명이 곧바로 "택도 없는 소리"라는 반응이 왔지요.
그러면 이제 내기가 시작되는 겁니다.
왜냐하면 저는 직접 그것도 수 차례나 해본 일이기 때문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고, 그 택도 없는 직원들도
그 얇은 계란껍질이 사람의 몸무게를 감당하는 것은 상식으로 이해가 안되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계란이 어디 상식적으로 만들어진 물건인가요.
만일 계란이 네모지거나 완전히 동그랗게 생겼다면 사람 몸무게는 절대로 지탱하지 못 할 겁니다.
결국 식당에서 계란 하나를 빌려와서 사무실에서 실험이 시작되었습니다.
만일 터질 것을 생각하여 비닐봉지에다 계란을 넣은 다음, 바닥에 방석 두 개를 깔아놓고 계란을
세웠습니다.
이때 똑 바로 세운다는 것과 뾰족한 부분이 위로 오게 한다는 것은 중요합니다.
계란 위에 올라서는 직원은 약55킬로 나가는 옆에 있는 과의 과장님이었습니다.
먼저 양말을 벗고 뒷굼치로 올라섰습니다.
잠깐 올라섰다가 "발 뒷굼치가 엄청 아프네~"하면서 도로 내려왔습니다.(일단 성공이지요)
그러다 다시 올라섰고, 잠깐 섰다가 비닐에 미끌하면서 계란이 옆으로 기울었고 급기야 계란은 터졌습니다.
결국 그 작은 계란은 사람의 몸무게를 이긴 것이지요.
여러분들도 내기를 한번 해보시지요?
정상적인 계란이라면, 55킬로그램 정도의 무게는 충분히 견딥니다.
그리고 또 하나........
맥주잔에 생쌀을 소복히 담은 다음 쇠젓가락 하나로 들어올리는 일입니다.
불가능할 것 같지요?
그러니까 내기가 성립하지요.
먼저 왼손 손가락을 모아서 쌀을 가만히 꼭 꼭 누르고, 왼손의 손가락 사이로 젓가락 뾰족한 부분을
밑으로 하여 수직으로 가만히 찔러 넣습니다.
이때 젓가락이 흔들리면 안 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오른손으로 젓가락 위를 잡은 다음 턱으로
살그머니 눌러서 꽂으면 잘 됩니다.
그리고 젓가락을 위로 들어올리면 컵이 통째로 위로 들려집니다.
그 외에도 신기한 필살 내기가 몇 개 더 있는데, 다음 기회에 또 올리지요..
2002. 4. 1 맑은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