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없이 하는 생각

지금, 시청 앞 광장에는..

맑은날T 2008. 6. 27. 17:01

방금 시청 앞 광장을 다녀왔습니다.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시청 앞 광장에는 공장을 빙 들러가면서 광우병 시위 관계자들의 천막이 있었습니다.
밤새 지친몸을 누워쉬기도 하고, 그날 저녁의 집회에 대한 준비도 하고 그러는 듯 했습니다.
어제는 텐트 한 곳에서 진중권 교수도 만났습니다.
수고 많으시다고 인사를 건네니, 반갑게 인사를 받더군요.
그런데, 방금 내려가보니 수십개의 텐트들이 부셔진 채 광장 중심에 쌓여 있고, 큰 트럭 한대가 와서 부서진 텐트들을 싣고 있었습니다.
광장 주변은 먼저 전경들이 빙 둘러서 진입을 막고 있고, 그 외곽에는 경찰버스가 돌아가며 주차해 놓았습니다.
텐트에 있는 시위대들은 멍하니 광장 가운데를 보고 있거나, 광장 한 켠으로 밀려난 곳에 모여서 성토를 하고 있었습니다.
시청 광장 주변에는 많은 경찰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간부급으로 보이는 경찰이 있어 교통에 방해도 되지 않는 텐트를 치우기까지 하는 것은 심한 것이 아니냐고...우익단체의 불법집회는 그냥 방관하면서 왜 굳이 자극을 하려는 것인지를 물어보았지만, 먼 곳을 보며 딴청을 피우더군요.
제가 근무하는 빌딩으로 수 많은 경찰이 꾸역꾸역 밀려 듭니다.
화장실을 사용하기 위해선가 봅니다.
드문드문 시위대도 같이 들어오지요.
지나가는 경찰을 보며 노래를 슬쩍 웅얼거렸습니다.
"새가 날아든다~ 웬갖 짭새가 날아든다...."

세종로에 이순신 장군을 탄핵해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나라를 구했다고, 그리고 나라를 보호하라는 상징으로 세웠는데,
나라를, 국민을 구할 생각은 하지 않고 벌써 한달이 넘게 시위대 앞에 칼을 들고 눈을 부릅뜨고 내려다 보고만 있습니다.
청와대를 보호하라고 세워둔 것이 아닌데 말입니다.

어쩌면 오늘과 내일의 시위가 심하게 격해질 듯 합니다.
경찰들의 진압이 강경해 지고, 그러면 현장에 있는 시위대는 당연히 과격해지지요.
설마.........,
격렬한 시위와 강경진압, 그리고 그에 따른 전경과 시민의 부상과 희생....
이것을 바라지는 않겠지요.
그래도 걱정이 되네요.
국민 전체의 건강이나 국가와 국민의 자존심도 신경쓰지 않는 양반이 일부 과격하고 말 안듣는 삐딱한 시민 몇몇의 희생이나, 돈없고 빽없어 군대에 온 서민의 자식들이 무에 그리 중요하겠어요.
여론의 반전을 통한  국면전환을 꾀하자는 생각이라면 진짜 오판일 겝니다.


지금 시청앞에선
역사의 시계가 거꾸로, 거꾸로만 흘러가고 있습니다.


                                                   2008. 06. 27 맑은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