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이 만든 "그것이 알고싶다" - 불멸
안중근에 대하여 그저 남들이 아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교과서와 위인의 일생을 그린 만화를 읽은 정도..
이문열이 안중근의 생을 재조명한 작품을 내었다기에 관심이 끌렸다.
"불멸"이 그것이다.
작가 이문열에 대한 신뢰를 버린 것은 진작이었지만, 그래도 자칭 보수라고 하는 그 양반의 "우국충정"을 감안해서 읽어보기로 했다.
책을 받아보니 씨잘데 없이 양장본으로 꾸민 것부터 마뜩찮았다.
말 길게 할 것 없다.
그 책을 다 본 느낌은 쓰레기통에 머리 디민 느낌이었다.
먼저 김구선생에 대한 터무니없는 묘사이다.
여기에서 터무니없음이라는 것은 사실 여부를 떠나서 소설의 전개에 필요한 부분 이상을 김구에 대한 조명을 하였고 상당부분은 추측성이란 것이다.
그리고 그 책에서 그려진 김구는 아주 비겁하고 단순하고 무식한, 그리고 교활한 정치꾼이었다.
안중근에 대한 묘사를 종합하면 이렇게 줄일 수 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위세와 재력을 등에 없고 지 혼자 잘난 맛에 취했는데,
머리가 나빠서 공부는 하다 그만두고 사냥질이나 하고 다녔다.
그러다가 동학운동하는 난민(?)을 아버지와 함께 진압하고, 그때 만든 무장세력을 유지하면서 아버지와 같이
황해도 해주의 깡패역할을 몇 년하였는데,
그 아버지(안태훈)이 죽은 다음에 꽁지빠진 장끼처럼 비실거렸고,그 후 국내에서 몇 년간 돈벌이(복권장수, 연탄판매소) 하려다가 다 말아 먹고 러시아로 독립운동을 하러 떠난다.
러시아에서 순진한 동포들에게 짧은 지식으로 설득하여 독립군이랍시고 어설픈 부대 하나 만들어서 국내에 들어왔다가 멍청하게 정보노출당하고 일주일 동안 겨우 두끼 빌어먹으면서 국내에서 도망쳐서 러시아로 돌아갔고, 돌아가서는 등신 중에도 상등신 취급을 받았다.
그러다가 이등박문이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하얼빈에 가서 총을 쏘기로 하고 4명이 함께 일을 꾸미는데, 그들은 코메디처럼 온갖 등신짓을 다 하지만 안중근은 재수가 좋아서 성공한다.
성공한 다음의 이야기는 훌륭한 일본검사와 훌륭한 일본 사법제도와 훌륭한 교도관 덕분에 편하게 조사와 재판을 받았고 딱 한 차례 일본 순사에게 뺨을 한 대 얻어 맞은 것이 가혹행위의 모든 것이었다.
글씨도 별로 쓰지 못했고 학문도 짧았는데, 교도소에서 일본의 배려로 글씨도 좀 쓰게 되었다.
그러다가 교수형으로 죽었다.
이것이 이 책의 내용 전부이다.
어떤 사람이 언젠가 무단횡단을 하면서 비겁하게 주변을 두리번거렸고,
그 사람이 언젠가 화장실에 갔다가 화장지가 없어서 남이 사용하고 버린 것으로 닦고 나왔고,
그러다가 시험칠 때 몰라서 주변의 친구가 적은 답을 슬쩍 쳐다보고 적었고,
친구와의 약속에 가기 싫어서 없던 일 만들어 핑게를 대었다.
위 글을 보면 아주 찝찝한 인간을 그린 것이 된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이런 일 또는 이와 유사한 일을 한번도 하지 않은 사람이 도대체 어디에 있겠는가?
이문열을 영웅 안중근이 아닌 인간 안중근을 그린답시고, 안중근 의사의 쪽팔리고 부끄럽고 숨기고 싶은 부분을 낱낱이, 상세하게 그려내었고, 그의 영웅적인 면모에 대하여는 입을 싹 닦았다.
그래서 결국 인간 안중근이 아니라, 단순무식하고 자아가 발달하지 못한 덤앤더머 안중근을 그려 내었다.
이문열이 보수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친일파같다.
그리고 인간 안중근을 그린다고 했는데 책을 수거하고 그냥 영웅으로 내비둬라.
어쩌면 좀 있다 단군신화를 만든답시고 원시미개인 하나 그려내지 않을까 걱정이다.
하여튼....
월북한 부친과 그에 따른 정보기관의 사찰 등으로 인하여 어린 시절부터 힘들게 생활하였고, 그로 인하여 합리적 사고과정이 힘들었을 수도 있다고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이문열이 안중근 전기를 쓴다는 것은 영 마뜩찮다.
황제를 위하여를 읽었는지, 안중근을 읽었는지 영 헷갈리기만 한다.
이 책이 어떤 목적으로 만든 것이라면 그건 아니다.
2010. 4. 6 맑은날.
[AM7] “인터넷이 우리를 ‘촉나라 개’ 만들어”
안중근 삶 다룬 ‘불멸’ 펴낸 이문열, AM7과 인터뷰 |
“인터넷의 악의적인 사용이 자정(自淨)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가 지불해야 할 비용은 너무 크며, 최진실씨도 인터넷이 죽였다고 생각한다.” 최근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다룬 ‘불멸’을 발표한 소설가 이문열(62)은 인터넷의 악의적인 사용과 익명성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비난 수위를 높였다. 그는 지난 8일 서울 강남구신사동 민음사 사무실에서 진행된 AM7과의 인터뷰에서 “인터넷 실명화가 언론 자유를 제한한다거나, 기존의 명예훼손·모욕죄로도 (규제가) 충분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 속에는 나쁜 독이 들어있다”면서 “몇사람 앞에서 누군가를 비방하는 것과 수십만명이 보는 인터넷에서 그러는 것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다른 기준이 필요하다”고 인터넷 규제를 위한 법제화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진실씨 자살 사건도 그 직전의 문제만 볼 것이 아니라 10년간 악플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촉나라에서 흐린 날이 많아 개들이 해만 뜨면 짓어대는데서 유래한 사자성어 ‘촉견폐일(蜀犬吠日)’을 언급하며 “나를 평가하고 몰아붙이는 사람들이 내가 정말로 뭔가를 훔치러온 도둑이라서 나를 몰아세우는 것인지, 그저 해를 보고 짓는 것인지 궁금하다”며 “인터넷이 이 나라 사람들을 촉나라 개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일갈했다. 그는 “내가 사람들 마음에 들지않는 정치적 발언을 한다고 해서, 내 책을 안본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하지만 지난 10년간 특정 세력이 조직적으로 그렇게 만들어갔다. 나를 싫어하는 분들은 어쩔수 없지만, 다른 사람들도 그들의 의견에 세뇌돼 ‘저 사람이 정치적이니까 그 사람 책은 안봐!’이런 의견을 갖게 되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나를 정치적이라고 하는데, 그들 마음에 들지 않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자기들) 맘에 들면 정치적이 아닌 것이 되고, 맘에 안들면 정치적인 것이 되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