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의 아빠

한 해를 보내며.

맑은날T 2011. 12. 30. 09:54

 

2011년은 참 빨리도 흘렀다.

승진과 같은 좋은 일도 있었지만 기억하는 것으로도 아직 가슴이 아픈 일도 있었다.

좋은 일과 아픈 일을 겪으면서 주변의 고마운 손길과 위안을 그 어느때보다 많이 느낀 해이기도 했다.

부서의 장으로서 역할을 보낸 1년간 난 어떠한 부장이었을까 반추해보니 큰 자신감은 없지만, 그렇다고 최악은 아닌 듯 하여 살짝 위안도 해본다.

무엇보다 상하간의 간극을 조금이나마 줄이려고 노력했고, 대리들이 농담을 걸기도 하니 이 노력은 꽤나 성공한 거스로 자평해본다.

 

아이들도 또 다른 남자의 존재를 불편해할 정도로 많이 자랐다.

새해에는 큰 녀석은 고3이, 작은 녀석은 고1이 되어 고등학생만 2명 거느리게 되었고 벌써 각시와 아이들의 전운이 무르익고 있다.

아이를 키우면서 생각의 성장 또한 스스로 타고난 자질로 결정되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며 아버지 역할에 대한 무기력을 느낀 한 해였다.

내년 한 해에는 직접적인 교육보다는 그냥 관찰자로서 주변인으로서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겠다고 생각을 다져본다.

 

오후가 되면 종무식을 하고 주변 동료들에게 인사를 주고 받게 될 것이다.

몇 년 전, 무슨 카드회사에서 "부자되세요~"라는 광고를 하면서 그 광고멘트가 이 나라 덕담의 핵심이 되었다.

부자되기가 그리 쉬운가?

로또같은 복권에 당첨되는 행운이 따르지 않는 한 부자되라는 덕담은 그야말로 허무맹랑하고 실없는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투기, 범죄, 탈세 등을 하지 않고 정상적이고 도덕적인 방법으로 부자될 방법은 없다.

이런 류의 인사를 들을 때 마다 드는 생각이 새해인사까지도 신자유주의 사상에 물들었다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다.

부자가 되는 것보다 어떻게 부자가 되느냐가 더 중요하고 어떤 품성과 가치관을 가진 부자가 되느냐가 더 중요함에도 대부분은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내가 받고 싶은 송년과 새해 인사를 드린다.

 

"한 해 동안 당신의 노고로 주위 분들과 제가 많이 행복했고 그래서 감사를 드립니다. 새해에는 당신으로 인해서 행복해지는 사람이 더 많아지기를 기원드립니다."

"

                                                                                                  2011. 12. 30  맑은날

 

-  휴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