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책갈피

삼성이 - 빌려온 글

맑은날T 2012. 4. 24. 13:35

 

 

 

 

 

아홉마리 용이 살다

그중 여덟마리는

승천하고 한 마리는

이무기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던 큰 저수지 아래

과수원 집 큰아들

바보 삼성이가 있었제

 

삼성이의 유일한 자랑은

제 덩치가 자라는 것보다

두배나 빨리 자랐던

큰 제 물건을

동네 아이든 어른이든

아낙이든 할마씨든

아무때나 쑥 꺼내

보여주는 것이었제

 

자랑이 아니었는지도 몰러

그때마다 듣는 지청구에,

욕지기에,

한번더 보자고

쓱 만지던 할마씨들의

눙치는 소리에

기겁을 했던 것을 보면..

 

그래도 삼성이는

하루에도 수십번

제 물건을 보이고

웃음 소리보다 빠르게

도망가고는 했었제

 

나이 사십이 넘자

제 애비의 재산과

제 어미의 화술로

드디어 장가를 갔었네

 

한해, 두해 가고

삼성이는 이제 물건도

꺼내지 않았고

목단꽃처럼 함박하던

그 큰 웃음도 사라졌지

 

세 해, 네 해

제 부모 저수지 뒷 산에

묻고 하나도 닮지 않은

아들래미 고추자랑하며

목단꽃 웃음 찾아 갈 때 쯤

 

그 알찌던 과수원이

남의 손에 들어가고

삼성이 마누라 도망가고

마누라 찾으며

울며불던 삼성이도 사라졌네

 

저수지 뚝방에 깽깽이 꽃

천지로 필 때

승천하지 못한

용 한 마리 저수지에

떠올랐었지

 

제 하나도 안닮은

여의주 품에 꼬옥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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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회사 후배직원이 적은 글,

사진은 블친이 찍은 사진...

 

구걸해다가 짜깁기해서 올립니다. ㅠㅠ;

(내가 요즘 이리 삽니다..ㅡ,.ㅡ;)

 

이 글을 쓴 후배는 사진 한 장에,

이야기 한 줄에...

그냥 이렇게 글을 주르륵 써내리는 재주가 있네요.

블로그에 남겼다가 나중에 시집이라도 하나 내보라고 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