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다림
어떤 기다림
옛날의 더 옛날, 봉황이 있어 신수(神樹)에 둥지틀고 신수열매만 먹었더라.
사람이 살며 신수를 베어 땔감으로 혹은 집을 짓기 시작한지 얼마지 않아 신수는
더 이상 사람의 땅에서 볼 수가 없었기에 봉황들은나래를 어디서 쉬고 먹이는
무엇을 할 것인가 의논을 하였더라. 그 재질이 가벼워 욕심이 없으되 그 속이 비어
단단한 결기를 지녔으며, 맑고 청아한 가락을 품어 가야금이 되어지는 오동으로 하기로
하였더라. 봉황은 그때부터 오동나무에 쉬고 오동열매를 먹었는데 사람들이 배가 부르자
사치를 즐기면서 오동 옷장을 만들고 혹은 가벼운 상자로 만들어 칼과 활을 담기 시작하며
오동의 고결함이 더럽혀지게 되었더라. 다시 봉황은 모임을 하였으나 사람 땅에는
더 이상 쉴 곳과 먹을 것이 없었더라. 봉황은 하나 둘 신선의 세계로 돌아가고 사람 땅에는
더 이상 봉황을 볼 수가 없었더라. 봉황이 떠난 사람 땅은 질병과 기근이 생기고 수명이
짧아졌으나 사람은 그것이 제 욕심에서 생겼음을 아지 못하고 더욱 탐욕이 늘어났더라.
오동은 이 봄에도 신화적 봉황을 기다리며 보랏빛 꽃을 곱게 피웠지만 그 가지에는
까마귀가 쉬어가고 그 열매는 참새들이 먹더라. 이것은 해마다 오동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지만 봉황을 볼 수 없는 까닭이다.
봉황은 뜻이 없지만 오동의 기다림은 오월마다 꽃으로 피어난다.
유독 늦은 오동이 꽃을 피웁니다.
오동도 여느 봄꽃처럼 꽃부터 피우는데 5월이 되어서야 꽃을 보입니다.
꽃모양은 참깨꽃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봉황이 천리를 날면서 오동나무에 앉아 쉬고 열매도 오동열매만 먹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조나 절개를 이야기할 때 흔히 말하지요.
가락이 있는 나무라고 불리워집니다.
이런 나무라면 전설이 하나쯤 붙어 있겠지요,
그래서 멋대로 전설을 지었습니다.
이제부터 전해지기만 하면 제대로된 전설이 될터이지요. ^^
2012. 5. 7 맑은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