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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있는 우리말

맑은날T 2012. 5. 30. 18:28

 

"내가 정말 사랑하는 그녀, 오늘은 그녀를 만나 실컷 보며 이야기를 하고 싶어."

 

평이한 문장이다.

따라서 틀린 문장이 아니다.

그런데 부적절한 어휘가 하나 있다.

어떤 단어가 그런가?

 

<실컷>

부사이며, 그 뜻은 "마음에 하고 싶은 대로 한껏, 몹시 심하게"란 의미이다.

그런데 이 말은 원래 "싫도록, 싫어지도록"에서 비롯된 말이다.

계축일기(1600)에는 형태 나타하는데  ‘슳- + 구성으로 분석되며 ‘슳-’ 현대 국어 ‘싫-()’ 옛말이다.

따라서 말은 본래싫어하는 마음 생길 때까지라는 의미 가졌던 으로 봐야 한다.

 

그렇다면,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오래 본다고 싫어질 수도 없고, 싫어지도록 봐서도 안될 것이다.

따라서 이 단어를 사용할 때 이러한 어원을 염두에 두어 사용하는 것이 맞다.

 

 

 

"나는 부모님을 너무 사랑한다. 그래서 날마다 안부전화를 두 통이나 하곤 한다"

 

이 또한 평이한 문장이며, 틀리지 않은 문장이나 부적절한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어떤 거?

 

<너무>

 

부사이며, 그 뜻은 "정해 정도 한계 지나치게"란 의미이다.

그런데 이 말은 원래 "지나침이 심하여 넘치도록"이란 의미를 가진다.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나, 살짝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말이다.

따라서 너무 많이 먹는다란 표현은 정확하지만,

부모님을 사랑하는 것에는 그 한계가 없기에 너무가 될 수 없다.

따라서 너무란 단어도 다소 부정적인 표현에 사용하는 것이 많으나, 현대에는 너무 남용한다.

오늘 날씨는 "너무" 좋다라기 보다는 오늘 날씨는 "짱" 좋다가 차라리 더 적절한 표현이라 생각한다.

 

* 이 글은 순전히 개인적 생각이므로 딴 데 가서 이런 주장하면 바보되기 십상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2012. 5. 30   맑은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