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내 나이 만 55세가 되는 2020년이 기어이 왔다.
# 1. 직장(막창이 아니고 회사)
2017년 봄에 글 하나 올리고 처음이고, 컴퓨터에서 글 올리는 것은 10년은 되는 듯 하다.
2014년 6월 여의도 본사로 발령나서 2017년 12월에 현장 부서장으로 발령났다가
회사 직책운용기준( 만 55세 되어 임금피크가 들어가는 해에 임원이 아니면 보직을 내려놓음)에 따라 올 1월에 부서장 자리를 내어놓고 과단위 책임자로 발령이 났다.
주위에서는 임원이 못되어 아쉽다느니, 서운하겠다느니, 회사의 인력손실이 크다느니 하면서,,
위로와 격려와 안타까움과 고소함이 뭉쳐진 위로를 많이 해주었다.
정작 당사자인 나는 아주 홀가분한 기분이고, 집 가까이(차로 20분 이내)로 출퇴근하고, 별도의 사무공간을 받으니 감사하기만 하다.
임원욕심은 입사 처음부터 없었고, 임원직무를 완벽하게 수행할 자신도 없었으며, 생각과 표현의 철저한 괴리를 견뎌낼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3-4년 전부터는 행여나 임원시킬까 은근 두려움이 있었다는 것도 솔직한 심정이었다.
생각한 대로 말 못한다는 부자유를 견뎌낼 재간이 없었고, 생각과 다른 말을 일상적으로 하다가 생각이 바뀌는 것이 싫었다.
- 말이 긴 거 보니, 임원 못된 게 한이었던 것은 아닌지 나 자신도 잘 모르겠다. ㅎㅎ
이 자리와 생활이 언제까지일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지금은 많이 행복하다.
사실 박근혜가 60세 정년연장만 하지 않았으면 올해 뽀대나게 정년퇴직하고 놀 궁리를 했는데 그건 어려울 듯 하다.
# 2. 아들
큰 놈은 Y대 전자공학 재학중이고 군대는 공군으로 마쳤다.
아내는 키가 많이 자라지 못한 점을 못내 아쉬워하며 공부를 많이 시켜서라고 하는데, 내 생각으로는 처가 쪽 단신유전자 영향이 더 큰 듯 하다.
현재 인생목표는 적당한 곳에 취직해서 적당하게 월급받고 공부 안하고 게임하면서 노는 것으로 보인다.
둘째 녀석은 S대 기계공학과에 다니고 군대를 마쳤다.
- 그 S 말고...
- 아니, 그 S도 아니고..
- 아~니, 그 S도 아니고........하여간 서울시내에는 있어.
둘째도 키가 고만고만하고 좀 까칠하다, 특히 지 형에게...
현재 인생목표는 빨리 돈 모아서 남은 여생을 놀면서 지내는 것이다.
이번 주에 지가 모은 돈으로 미국 여행을 2주일 떠난다고 해서 준비에 바쁘다.
아비가 되었으니 여행비로 5만원은 보태줄 계획이다.
# 3. 마눌
키가 안크고 그대로다.
얼굴도 그대로라서 요즘 함께 다니면 번갈아 쳐다보는 인간이 많다.
- 애인이 아니고 세번째 결혼이다, 임마.....이렇게 질러주고 싶다. ㅠㅠ
일어나면 허리가 아프다고 애고고한다.
건강하시길 날마다 빌고 있다.
설겆이나 청소..이거 쉽지 않다.
# 4. 산행
안한지 몇 년은 되어서 이제 문지방 넘기도 귀찮다.ㅠㅠ
2020. 1. 15 맑은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