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오줌 못가리는 사람을 위한 제언
세상이 참 빨리 돌아가고 갈수록 가속도가 붙는듯 하다.
최근에 지인 몇이랑 통화하면서 안부를 물으니 한결같이 "똥오줌 못가리겠다"고 한다.
곰곰히 생각하니 "똥오줌 못가림"증상이 보통 큰일이 아니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필자로서는 돌이 지나고 3일만에 똥오줌을 가렸고 지금까지 실수한 적이 한번도 없지만 입장의 바꿔 생각하니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이에 "똥오줌 못가리는 사람"들에게 이른바 돌잡이 변가림전문가 입장에서 조언을 하고자 한다.
먼저 "똥오줌 못가림"은 크게 두 가지 증상으로 나눌 수가 있다.
똥도 못가리고 오줌도 못가리는 증상,
뭔가 배설욕구는 느껴지나 그게 똥인지 오줌인지 애매한 경우가 각각 있겠다.
똥도 못가리고, 오줌도 못가리는 증상은 유아와 식물인간과 그에 준하는 중환자, 그리고 고도치매로 인한 인지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된 사람에게 주로 나타난다.
유아를 제외한 이런 분들에게는 의학적 처방 이외에 답이 없으므로 논외로 한다.
혹시 멀쩡함에도 똥도 오줌도 못가린다면 따로 문자를 주시면 상담해드리고자 한다.
본격적으로 제언하고자 하는 대상은 배설욕구 또는 배설신호가 왔음에도 그게 똥인지 오줌인지 모르는 분들이다.
똥인줄 알고 화장실에서 바지 내리고 앉았는데 복압을 올려보니 오줌만 누는 문제는 허탈하긴해도 큰 문제는 안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알 리도 없다.
그런데 그 반대는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특히 남성이라면 최악이다.
소변기 앞에서 서서쏴를 하려는데 똥이 나오면 일단 황당하다.
다행스럽게도 그게 고체나 겔상태의 똥이라면 괄약근의 힘을 유지한 채(힘주면 잘리고 빼면 다 쏟아진다) 항문에 똥이 걸쳐진 상태로 대변기로 이동하면 문제가 없는데, 만약 대변기 빈 자리가 없거나 너무 멀리 떨어져 있거나 졸상태나 설사 상황이면 자살을 떠올리게 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특히 그곳이 공공화장실이라고 가정하면 끔찍하다.
아, 지금까지 이런 분들의 고통을 공감하지 못한 채 살아온 인생을 새삼 반성해 본다.
나아가 이 증상은 치료받기도 참 애매하다.
치료를 받자고 항문외과에 가면 소변문제는 답이 없고, 비뇨기과에 가면 똥이 문제다.
따라서 대형종합병원에 가서 항문외과와 비뇨기과의 협진을 요청해서 치료를 받아야하는데 비용도 비용이지만 협진 자체가 보장이 안된다는 것이다.
서론이 길었다.
먼저 똥에 대한 정의부터 해보자.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물은 위장에서 위액과 아밀라제 혼합작용을 거쳐 유동물질상태로 십이지장을 거쳐서 소장으로 이동하며 소장에서는 영양분을 걸러서 몸으로 받아들이고 소장을 쭈욱 거쳐서 대장으로 이동하여 대장에서는 수분흡수과정을 거치며 복부를 한 바퀴 돌아서 직장(회사가 아니고)을 거쳐서 항문으로 배출되는데 이 배출물을 똥이라고 한다.
그러면 언제부터 똥으로 보아야하는 문제는 굉장히 복잡한 학설이 있다.
현재 다수설은 "대장진입설"로서 소장에서 대장으로 이동할 때 똥이라고 부른다는 것인데, 이에 비하여 소수설은 맹장통과설, 직장진입설, 항문일부 탈출설, 항문완전탈출설 등이 있는데 이것은 나중에 별도로 살펴보기로 하며 필자는 직장진입설을 따른다.
직장 내에 변이 가득차게 되면 배출욕구를 느끼는데 이를 변의라 한다.
배변의 기본 시스템은 괄약근에 힘을 빼면서 복압을 올리게 되면 직장에서 똥이 밀려나오는데 이때 괄약근에 힘을 주면 분리배변이 가능하게 된다.
예전에 푸세식 화장실에서 배변을 볼 때 괄약근을 이용한 분리배변방법으로 똥물튀김을 예방하던 기억이 난다.
아주 잘게 끊어 누면서 물이 튀어오를 크기가 되지 않게 만드는 소분배출법, 아예 괄약근을 사용하지 않고 아주 길게 부드럽게 내림으로서 튀김을 방지하는 연장배출법이 있는데 연장배출법을 함부로 사용하다가 농도가 묽어서 끊어져버리거나 재료부족으로 끊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참 난감했던 기억이 난다.
또 말이 헛돌았다.
똥은 주로 겔(gel) 상태의 고체이나 졸(sol)상태인 경우도 간혹있으며, 때로는 액체상태인 경우도 있다.
똥에 비하여 오줌의 정의는 비교적 단순하다.
콩팥(신장)에서 소금기와 혈액내 노폐물을 걸러서 수분과 함께 방광으로 보내는데 이것이 오줌이다.
오줌은 방광에 모였다가 정상적인 사람은 방광용적의 70% 내외 수준에 달하면 배출신호를 몸으로 보내는데 이것을 뇨의라 하며 괄약근에 힘을 빼면 중력과 방광근육의 수축력으로 소변이 배출되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오줌은 99.99%의 사람이 액체상태이며, 당뇨가 아주 심한 사람은 당이 지나쳐 조청이나 물엿수준의 졸상태가 있을 수도 있다고 하나 본 적은 없으니 무시한다.
그럼 "똥오줌 못가림"에 대한 대책을 제시함으로써 이 글을 맺고자 한다.
먼저 근본적인 대책부터 살펴보자.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똥과 오줌은 모두 괄약근과 복압으로 조절한다는 점에서 "똥오줌 못가림"이 시작되는 듯하다.
그런데 앞에 본 바와 같이 기본적으로 똥은 고체 또는 겔상태이며, 오줌은 액체상태라는 점에 집중을 해라.
똥의 딱딱함은 항문주변의 피부감각으로 느껴짐에 반하여 오줌은 액체상태라 그런 느낌이 없다.
이 점에 착안하여 뭔가 느낌이 오는 순간 눈을 지그시 감고 아랫도리에 모든 감각을 집중해보라.
그러면 딱딱한 물체느낌이 느껴지면 똥이고, 그냥 압력의 미약한 증가만 느껴지면서 배꼽부위가 간질간질한 느낌이 온다면 오줌이 분명하다.
이때 주위가 많이 소란스러워 느낌감지가 안되면 한적한 곳으로 이동하여 눈을 감고 집중하면 된다.
이것을 "감각집중훈련"이라고 하는데 보통 두어달 훈련으로 효과를 본다.
두번째 방법은 "괄약근조절판별법"이다.
똥과 오줌 배출 모두 괄약근이 관여함은 이미 배운 지식이다.
이 비법은 무언가가 나오려고 할 때 괄약근의 힘을 아주 살짝 빼주는 것이다.
여기서 아주 중요한 포인트는 "아주 살짝"이다.
마치 음식의 간을 보듯이 살포시 힘을 빼면 무언가 나오는 느낌이 들 것이다.
앞쪽이면 소변, 밑이면 대변이다.
그에 맞추어 일을 보고난 뒤 "이런 변을 봤나"하면서 흡족해하면 된다.
그러나 이것은 근원처방이 못되는 단점과 함께 힘을 과다하게 빼는 실수를 하게 되면 그야말로 큰 일이 나고 만다.
힘 조절에 자신없는 사람은 시도하지마라.
책임 못진다.
끝으로 단순하지만 실수하지 않을 방책이 있다.
다소 번거롭다는 단점이 있는데 "대변기전속이용법"이다.
뭔기 느낌이 오면 덮어놓고 대변기로 들어가서 맘 놓고 괄약근의 긴장을 이완시키고 복압을 올리면 된다.
배출물이 앞에서 나오든, 아래에서 나오든, 아니면 동시에 나오든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필자는 먼저 감각집중훈련법을 추천해보고 효과가 없으면 괄약근조절판별법을 해보고 마지막으로 대변기전속이용을 권한다.
이것으로 "똥오줌 못가리는 사람"들에게 미약하나마 도움이 되고자 몇 가지 조언을 했다.
100% 의학적 검증을 거친 연구는 아니므로 사용상 부작용에 대하여는 전혀 책임을 지지 않는다.
또한 남성의 입장에서 쓴 글이므로 여성은 참고한답시고 남성 소변기에 서성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다음에는 똥과 방구를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조언을 해볼까 한다.
2020. 1. 16 맑은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