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의 아빠

빗속의 여인 외1 바랭이>

맑은날T 2002. 5. 8. 15:57


●빗속의 여인


잊지 못할 빗속의 여인 그 여인을 잊지 못하네
노오란 레인코트에 검은 눈동자 잊지 못하네
다정하게 미소지며 검은 우산을 받쳐주네
내리는 빗방울 바라보며 말없이 말없이 걸었네


김건모가 최근에 리메이크한 신중현의 노래입니다.

신중현의 노래가 분위기가 있다면, 김건모의 노래는 신이납니다.

며칠 전 온 가족이 잠깐 나들이를 다녀 오는 길입니다.

차도 막히고 해서 김건모의 테이프를 틀자, '빗속의 여인'이 신나게 울려댑니다.

마눌은 운전하고 윤석이와 경욱이 그리고 저는 노래를 따라 부릅니다.

그러다 갑자기 윤석이가 문제를 냅니다.



윤석이 : "엄마가 빗속에 서 있으면 뭔지 알어?"

나 : "빗속의 여인?"

윤석이 : "땡~, 틀렸습니다."

나 : "그럼 뭐야?"

윤석이 : "흐~흐~... 빗속의 아줌마."

나 그리고 경욱이 and 윤석이 : "우하하하하하~~~ㅋㄷㅋㄷㅋㄷ~ 빗속의 아줌마래~"

마눌 : "ㅠ,.ㅠ"



그날 마눌은 충격을 좀 세게 먹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눈가에 잡히기 시작하는 주름에 신경이 날카로운 요즘인데.....

그래도 남자 3명은 노래를 계속 신나게 따라 부릅니다.

눈치가 꽝입니다.

그날 저녁, 우리는 보리차에 밥 말아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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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


제가 과장으로 있는 우리과는 직원이 저를 빼고 8명이나 됩니다.

여직원 2명과 특별채용 직원 1명을 빼면 실제로 5명이 됩니다.

저를 포함하면 6명.

6명이 모이면 멋진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두팀으로 나누어 족구를 해도 되고, 볼링게임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실내에서 즐기는 간단한 게임도 좋습니다.

고스톱이냐구요?

세 명이나 광 팔면 겜이 진행 안되지요?

그럼.............맞습니다.

바로 포커게임!!!!

6명이면 딱 좋은 정원입니다.

7명은 많아서 산만하고, 5명이면 게임이 싱거워집니다.

그래서, 우리 직원들은 가끔씩 모여서 포커게임을 즐깁니다.

그리고 게임이 끝나면 대부분 되돌려주기 때문에 서로 금전적인 부담이나 감정이 남지 않지요.

저의 승률은 어떠냐구요?

저야 초등학교 때부터 도리짓고땡으로 쌓은 실력이 있으니까, 당근 승률이 좋지요.


며칠 전에 업무마감회식자리에서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따라 독실한 크리스챤인 H대리가 판을 휩쓸기 시작합니다.

이걸 본 K대리가 한마디 합니다.



K대리 : "H대리님은 예수님이 봐 주니까, 확실히 되는군."

S사원 : "저는 천주교 신자인데, 그럼 오늘은 결국 내 판이 되겠네요."

M대리 : "야~ S씨~. 넌 H대리를 이길 수 없어."

S사원 : "왜요? 성모 마리아가 예수님 어머니잖아요?"

M대리 : "넌 자식 이기는 부모 봤냐?"

S사원 : ".............."

그날 자식 이기는 부모는 결국 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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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랭이입니다.
청안애어님이 전회에 올린 그림중 하나이지요.
바랭이는 벼과로 주로 밭에 돋아나는 잡초입니다.
밭에 나는 잡초 중에 생명력이 가장 질기고 뿌리도 억센 풀입니다.
초봄에서 늦가을까지 시도 때도 없이 싹을 틔우고, 대충 뽑아 버리면 금새 뿌리를 내립니다.
그리고 마디마디에서 또 싹을 틔워서 농부의 미움을 한 몸에 받는 풀입니다.
여름에 딱딱하게 굳은 땅에서 바랭이를 한 두시간 뜯어내면, 손가락 마디마디가 다 쑤십니다.

2002. 5. 12 맑은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