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의 아빠

제보전화

맑은날T 2003. 9. 26. 09:29


삐리리리~


"네~ 동어일보 사회부 ○○○입니다."

"저기요. 기사 제보할 게 있어서요."

"네, 어떤 내용인데요?"

"저기...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것인데요."

"네, 말씀하십시요."(긴장..)

"1면 머리기사 거리니까, 메모 좀 해 주세요."

"네. 무슨 내용입니까?"(정색을 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학교 다닐 적에 결석 한 적이 있답니다. 권양숙여사도 그렇구요."

"......................"

"우리나라에 전 학년 개근상 받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런데 결석경력이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라니 준법정신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지요."

".......그건 좀 그런데요.."

"며칠 전에 권양숙여사가 예전에 부동산 미등기 전매한 『의혹』이 있다는 기사보다 훨씬 나을 듯 한데요?"

"...................끊겠습니다."

"잠깐만요, 노무현 대통령이 고등학교 때 무단횡단한 적이 있다는 내용은 어떤가요?"


딸~깍~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 나온다.

이것이 국가를 이루고 사는 인간사회의 기본 원리이고, 또 그렇게 배웠다.

국가의 권력은 입법, 사법, 행정으로 분리되어 있고 이것을 삼권분립이라고 배웠다.

그런데 이 나라에서는 또 다른 권력이 있고 그 권력은 국민이 위임한 삼권 위에 있다.

언론권력이 바로 그것이다.

심지어는 자기들이 대통령을 만들고 싶은 사람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들이다.

언론이 삼권 위에 있음이 의심스럽다?

당장 아무 관공서에 전화를 해서 "00일보 사회부 000입니다".라고 하면 반응이 어떠한지.


우리나라 신문을 뒤적이면 다들 이런 식의 기사이다.

"이승엽이 친 홈런은 귀신이 도와준거다. 누가 그랬는데 그 누군가는 말할 수 없다."

"A는 B하고 불륜이다. 아니면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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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체질적으로 언론을 싫어합니다.

5년 전인가 본사에 근무할 때 이런 일이 있었지요.

삐리리리~

"네. 00회사 맑은날입니다.

"아예. 저는 한국방송기자협회 홍길동부장입니다."

'그래서?'(속으로)

'아~예에~ 하며 놀라지 않고 뭐하누'(역시 속으로)


"그런데요?"(떨떠름하게....)

".......하하하~ 다름이 아니라 선생님이 처리하시는 건 중에 ***건 있지요. 제가 좀 아는 사람인데, 그 사람이 힘도 없고 빽도 없는 사람이라서 본사까지 일이 올라갔나 봅니다. 이제야 연락이 와서 전화드리는 겁니다."

"그럼 전화하시는 분은 힘이 있고 빽이 있어서 전화하는 겁니까?"

"하하하~. 그 말이 아니라.........저기 여기는 에수비에수 방송국 옆인데, 점심식사나 할까해서요."

"여기도 밥 많아요. 일 있으면 업무시간 중에 찾아 오시구랴."

그 양반 다시는 연락이 없습디다.


요즘 언론이 하는 짓거리가 갈수록 가관이라서 몇 자 적어보았습니다.

2003. 9. 24. 맑은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