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의 아빠
행복하게 사는 법 맹종죽>
맑은날T
2001. 2. 17. 09:53
행복하게 사는 법
어릴 적 큰 소원 중 하나는 자석을 가지는 것이었습니다.
쇠붙이를 보이지 않는 힘으로 끌어당기는 자석이 어린 눈에 그리도 신기한 것이었고(사실 어른인 지금도 신기합니다) 그 자석의 보이지 않는 힘은 내 마음까지도 함께 당겨버렸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라디오조차 제대로 보급되지 않는 시골구석에 그런 자석이 있을 리는 만무하였고 그래서 막연하게나마 하늘을 떠가는 비행기를 보면서 '저 비행기에는 자석이 무척이나 많을 거야' 하면서, 비행기나 한 대 추락했으면 자석을 주울 수 있을 텐데 하는 엉뚱한 바램으로 비약했으며, 실제로 꿈에서 비행기가 추락하였고 그곳에서 자석을 서너 개 주운 꿈을 꾸었고 꿈에서 깨어나서 무척이나 애석해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자석을 잘 살펴보면 참 재미난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자석이 부러져서 조각이 나더라도 그 자석조각도 자석의 성질을 그대로 가지고 음극과 양극으로 나뉘어진다는 것입니다.
즉 막대자석은 가운데를 분기점으로하여 양극과 음극으로 나뉘어지는데 그 가운데를 자르면 양극의 자석과 음극의 자석으로 나뉘어지는 게 아니라 각각의 조각이 다시 그 조각의 가운데를 분기점으로 양극와 음극으로 나뉘어진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에 자의든 타의든 아니면 운명적이든 간에 우리가 마주치는 인생의 행복과 불행은 마치 이 자석과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즉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지는 불행은 그만큼의 행복과 함께 온다는 생각입니다.
바록 한 개인이 가지는 행복과 불행의 무게는 다른 사람에 비하여 차이가 있겠지만, 개개인이 가지는 행복과 불행의 합계는 언제나 "0"이 되어 동일하다는 생각이 그것입니다.
살아가면서 책에서나 TV, 또는 주위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불행을 겪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갑자기 실명하게 된 사람이라든가 암이나 다른 불치병에 걸리는 경우 등이 그것입니다.
우리네는 자신이 만일 그 지경이라면 삶을 포기할 것이라는 생각이나 말을 하곤 하지만, 그들은 눈의 도움없이 살아가는 방법을 한가지씩 익히며 그 속에서 또 다른 희망을 배우고, 죽을 때까지나마 알찬 삶을 계획하면서 그렇게 또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들의 표정이 우리가 상상한 만큼은 고통스럽지도 불행하게도 보이지 않고 우리는 그것을 때로는 다행으로, 때로는 신기하게 여기곤 합니다.
그런 불행을 겪지 않은 우리의 기준으로 볼 때는 그들은 우리가 가진 자석의 한쪽, 즉 불행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들은 자석의 한쪽을 잘라내면 그 한쪽이 또 다시 음극과 양극으로 나뉘듯 우리가 생각하는 불행만의 삶 속에서 또 그 반만큼의 희망과 행복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보기에 인생이 행복 그 자체인 것으로 보이는 그런 사람도 이유없이 - 적어도 우리가 보기에는 - 불행해 하거나 심지어 자살까지 하는 것은 그 사람도 행복만큼의 불행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결국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은 반의 행복과 나머지 반의 불행을 가지고 살아가며 따라서 누구나 행복해질 행운과 불행해질 불운을 동시에 갖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람이 행복하게 사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문제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행복과 불행의 양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바라보는 방향에 달린 것입니다.
행복과 불행의 인생자석 가운데에 서 있는 우리가 행복한 쪽을 보면서 사느냐 불행한 쪽을 보면서 사느냐에 따라 행복한 인생이 되느냐 그렇지 못한 인생이 되느냐가 결정되는 것입니다.
회원 여러분 !!
혹시 지금 불행하십니까?
그럼 뒤를 돌아보십시오..
당신이 지금 보지 못했던 행복이 당신의 불행만큼의 크기로 당신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혼자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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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종죽입니다.
겨울이 깊어질수록 그 푸르름이 돋보이는 게 대입니다.
한 겨울 속 깊은 대밭에 쌓인 눈이 후드득 떨어지면서 몸서리를 치던 대나무가 생각나서 올려보았습니다.
대나무가 만일 속이 꽉 차있다면 그 굵기로는 그 키를 이기지 못한다고 합니다.
갸날픈 벼가 벼이삭을 달고도 안 쓰러지는 것과 같은 이치라지요.
속이 비어서 오히려 강한 대나무......
알 찬 것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닌가 봅니다.
2000. 11. 28 맑은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