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의 아빠

부침개는 맛있어 자귀나무>

맑은날T 2001. 2. 17. 14:27

비 오는 10리 흙 길을 찢어진 우산들고 등교하던 산골소년이,
흙탕물에 미끌거리는 고무신을 몇 번이나 추스려 신다
끝내는 한 손에 움켜들고 등교하던 산골소년이
이제는 비오는 출근길에 차 막힌다고 투덜댑니다.

훌쩍 커 버린 소년의 어린 날의 이야기와 살아가는 이야기,
그리고 벌써 그 소년보다 몇 배는 영악해져버린 소년의 아들 이야기,
나무와 풀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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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제가 단독주택에 전세를 살고 있을 때입니다.

그날은 토요일이었고, 즐거운 기분으로 퇴근하는 길이었습니다.

제가 사는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다가구주택이 양 켠에 있었습니다.

집으로 들어가려고 다가구주택으로 들어서는 순간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찌르는 것이었습니다.

그 냄새는 다름 아닌 다가구주택 1층에 사는 인구 네에서 나는 냄새였습니다.

지나치면서 슬쩍 보니깐 인구 엄마가 호박전을 부치고 있었고 서너 장 구워놓은

상태였습니다.

입안에 군침이 도는 건 당연하죠.

그래서 2층에 있는 집에 가자마자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금방 들어오다보니까 인구 아줌마가 접시 좀 가지고 오라던데.....?"

"왜?"

"응~ 부침개를 굽고 있던데 몇 장 줄려나보지..."


하면서 먹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 듯 넥타이를 풀고 있었습니다.


"진짜? 에구 출출했는데 잘 되었네."


하면서 입이 함박만하게 벌어진 아내는 서둘러 그 입만큼이나 큰 접시를

찾아서 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잠시 후 아내는 종종걸음으로 들어오면서


"에이 아직 몇 장 안 구웠던데..."


하면서 부침개 네 장을 작은 상에다 간장과 함께 차리고서는 먹자고

하였습니다.


"음! 맛있다!.... 감자를 많이 갈아 넣은가보다 그치?"


그러면서 맛있게 먹는 아내를 보면서 저도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으면서 한 개를

먹고나서는 넌즈시 물었습니다


"인구 아줌마가 아무 소리 안하디?"

"응! 아무 소리 없이 그냥 웃던데... 왜에?"


하면서 인상이 묘하게 일그러집니다.

좀 이상한 낌새를 챘나 봅니다.


그날..

저는..

부침개에 맞아 죽을 뻔 했습니다.

새댁에다 부끄럼이 유난히 많은 아내는 몇 일 동안 집 밖에 안나갈려고 했구요.

요즘도 부침개를 보면 그 생각이 나서 혼자 웃습니다.

참~ 그때 인구네 부침개는 정말 맛있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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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하나^^

다음의 괄호에 들어갈 숫자는 뭐일까요^^

아시는 분은 제게 멜로 보내주세요..(다른 분을 위해서..)

어떤 책에서 본 문제인데요...

재미가 있어서...

단순하게 생각할 수록 답은 쉬워요...

1

1, 1

1, 2

1, 1, 2,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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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귀나무입니다.

콩과식물이랍니다.

군락을 이루기 보다는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곳에 혼자 서 있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요즘 공원에서도 많이 심더군요.

나뭇잎이 미모사 닮았지요.

그래서인지 나뭇잎이 밤이 되면 좌우가 모아져서 서로 정답게 붙어서 잠을 자요.

그래서 한자로 합환수(合歡樹), 합혼수(合婚樹), 야합수(夜合樹), 유정수(有情樹)라고 하구요.

옛날에 신혼부부의 정원에 심었답니다.

어때요~ 약간 섹시하고 운치있는 나무죠?

꽃도 참 특이하고 예쁘죠.



2000. 8. 3 맑은날 ksg4u@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