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의 아빠
우수(雨水) 복수초>
맑은날T
2001. 2. 20. 08:17
우수(雨水)
우수를 지난 땅에는 봄이 옵니다.
어느 시인의 글처럼 봄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오나 봅니다.
우수는 음력 1월의 중기로 보통 양력 2월 18이나 19일경으로서 입춘(立春)으로부터 보름이 지난 다음에 있습니다.
날씨가 거의 풀리고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시기로서 새싹이 나며, 우수·경칩에 대동강 얼음이 풀린다고 하였습니다.
옛사람은 우수 이후 15일간의 기간을 3후(三候)로 5일씩 세분하여 수달이 물고기를 잡아다 늘어놓고, 기러기가 북쪽으로 날아가며, 초목에는 싹이 튼다고 하였습니다.
이맘 때가 되면 얼음이 녹습니다.
한겨울에도 삼한사온의 기후상 얼음이 녹기도 하지만, 한겨울의 해빙은 햇살을 받은 얼음이 윗부분부터 녹지만, 우수를 지나면서부터는 얼음의 밑 부분부터 녹습니다.
그래서 요즘 산에 가보면 계곡에 얼음이 꽁꽁 얼어있지만, 그 얼음의 밑부분에는 개울물이 졸졸 흐르는 소리가 얼음을 울리며 들려옵니다.
바람은 차가워도 땅 저 밑에서부터 오는 봄은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땅의 봄기운은 초목들을 얼어붙은 잔뿌리를 간질이며 깊은 잠에서 깨웁니다.
그러면 풀과 나무는 긴 겨울동안의 숨죽임에서 깨어나 땅의 온기를 뿌리로 받아서 가지로 줄기로 움으로 밀어올리고, 땅의 온기는 줄기를 타고 오르다 줄기 옆에 쌓인 해묵은 잔설을 동그랗게 녹입니다.
그렇게 손으로 느낄 수 없는 땅과 초목의 온기가 녹는 잔설을 통하여 눈에 띱니다.
계절은 이렇게 우리의 눈을 피해서 살금살금 다가옵니다.
우리가 기다리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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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 눈 좀 팔고,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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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입니다.
아직 추운 2월말, 눈을 뚫고 새순이 나고 꽃이 피어나므로 설연(雪蓮)이라 불리며, 생명력이 강해서 복수초(福壽草), 이른봄 산에서 제일 먼저 핀다고 원일초(元日草), 눈과 얼음 사이를 뚫고 핀다고 얼음새꽃이라고도 불리는 아름다운 노란 봄꽃입니다.
이른 봄철 눈이 녹기 전에 눈 속에서 꽃을 피워 주변의 눈을 식물 자체에서 나오는 열기로 녹여 버립니다.
꽃이 필 무렵에 복수초의 뿌리를 캐내어 보면 뿌리에서 온기가 느껴지고 하얀 김이 무럭무럭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하네요
꽃잎이 연꽃처럼 아침에 열렸다가 저녁에 닫힌다. 흐린 날이나 비오는 날에는 꽃잎이 열리지 않습니다.
복수초는 행복과 장수를 상징하는 꽃으로 이른봄 가장 일찍 새봄을 알리는 꽃입니다.
딴이름 : 측금잔화, 원일초, 설연화, 아도니스, 얼음꽃
2001. 2. 20 우수 이틀지난 날 맑은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