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이야기 몇 개(1)
이사를 하자마자 방학을 하여 아이들 학원을 모두 끊었습니다.
그래서 요즘 두 놈은 하루종일 집에서 노닥거립니다.
아이들이 자체적으로 작성한 빡빡한 생활계획표를 거의 준수하는 것이지요.
컴퓨터, 휴식, TV시청, 휴식, 식사, 컴퓨터, 휴식, 놀기, 식사...뭐 대충 이런 계획표를 짜 놓고서 책상에 붙여 놓고서는 철저하게 준수하면서 놉니다.
작심삼일의 아빠보다 훨씬 계획적으로 생활하지요.
마눌은 지치도록 한번 놀아봐라면서 저대로 혼자 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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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심장을 얻어맞은 경욱이
경욱이가 조금 머리가 커지면서 윤석이에게 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사사건건 다투다가 주먹다짐도 일어납니다.
어제도 두 놈이 생활계획표에 따라서 컴퓨터를 하면서 놀고 있고, 마눌과 저는 거실에서 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두 놈이서 투닥이는 소리가 들리더니 경욱이가 웁니다.
연이어 마눌이 달려가고 뭐라고 하더니, 윤석이에게 묻습니다.
“너 동생 어디를 때렸니?”
“................”
“형이 심장을 때렸어.”
엉엉 울면서 경욱이가 대답을 합니다.
좀 있다 경욱이가 나오길래 물어보았습니다.
“형아가 왜 너를 때렸는데?”
“키 보드 손댄다고 형아가 때려서 나도 살살 때렸는데, 형아는 내 심장을 때리잖아.”
“심장이 어디 있는데?”
“여기..”
하면서 가슴께를 어루만집니다.
“그래 심장에 맞으니 심장이 아프디?”
“그래..”
“...............”
경욱이 심장은 통증을 바로 느끼는 특수 심장입니다.
2004. 1. 19 맑은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