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의 아빠

나비는 청산 가네 토끼풀>

맑은날T 2001. 3. 5. 10:03

비 오는 10리 흙 길을 찢어진 우산들고 등교하던 산골소년이,
흙탕물에 미끌거리는 고무신을 몇 번이나 추스려 신다
끝내는 한 손에 움켜들고 등교하던 산골소년이
이제는 비오는 출근길에 차 막힌다고 투덜댑니다.

훌쩍 커 버린 소년의 어린 날의 이야기와 살아가는 이야기,
그리고 벌써 그 소년보다 몇 배는 영악해져버린 소년의 아들 이야기,
나무와 풀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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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는 청산 가네



김용택



꽃잎이 날아드는 강가에 나는 섰네


내 맘에 한번 핀 꽃은

생전에 지지 않는 줄을

내 어찌 몰랐을까

우수수수 내 발등에 떨어지는 꽃잎들이

사랑에서 돌아선

그대 눈물인 줄만 알았지

내 눈물인 줄은

내 어찌 몰랐을까

날 저무는 강가에 훨훨 날아드는 것이

꽃잎이 아니라

저 산을 날아가는 나비인 줄을

나는 왜 몰랐을까


꽃잎이 날아드는 강가에 나는 서 있네





김용택님의 글입니다.

제가 칼럼 1호에 올린 글도 김용택님의 글이지요.

김용택님은 섬진강 부근 초등학교 선생님이시랍니다.

순진한 초등학생과 함께 사는 생활 그 자체가 시일수 있지요.

김용택님의 글에는, 물이 있고, 산이 있고, 꽃이 있고,

구름과 바람과 달과 별과 아이가 있지요.

그리고 따스하고 잔잔한 사랑이 있지요.


"내 발등에 떨어지는 꽃잎들이 사랑에서 돌아선 그대

눈물인 줄만 알았지 내 눈물인 줄은 내 어찌 몰랐을까"


사랑을 할려면 이렇게 해야지요.

사랑에서 돌아선 뒤에도 그대의 아픔을 먼저 헤아려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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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풀입니다.

'클로버'라고도 하구요.

이 꽃으로 꽃반지도 만들고, 꽃시계도 만들고 하지요

"생각난다~ 그 오솔길~ 그대가 만들어준 꽃반지 끼고~"라는 노래 아시죠?



얼마 전에 동네를 걷다가 다섯 살 난 둘째에게 꽃반지를

만들어 주니까 참 좋아하더라구요.


풀잎은 세개인데 가끔씩 네개짜리도 있는데 행운의 상징이죠.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여학생에게 네잎 클로버를 선물 받은 친구가

있었는데 무척 부러워 했던 기억이 새롭네요




토끼는 이걸 즐겨먹지는 않아요


2000. 7. 11 맑은 날 ksg4u@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