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의 아빠

언젠가 방송국에 보낸... 수수꽃다리>

맑은날T 2001. 3. 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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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쓴 글입니다.

MBC FM 라디오에 보내 소개된 적이 있지요.

가족사진 촬영권을 선물로 보내왔더군요.

아직 촬영가진 않았지만, 올 여름이 가기전에 함께 갈 예정입니다.

옆집 수연이네가 무척 부러워했다고 아내가 전해주더라구요..^^




회식으로 유독 늦게 퇴근한 날이었습니다.

아내는 두 아들을 옆에 둔 채 세상모르게 자고 있었습니다.

늦더라도 항상 깨어서 저를 기다리기 때문에 아내의 잠자는

모습을 보는 일은 드문 일입니다.

가만히 쭈그리고 앉아 잠자는 아내와 아이들을 한참이나 지켜봅니다.

큰 애는 꼭 배를 드러내 놓고, 둘째는 항상 그러듯이 다리를 아내의

배에 걸치고 잡니다.


갑자기 큰 놈이 제법 소리까지 내며 웃습니다.

무슨 재미난 꿈이라도 꾸는 모양입니다.

내용도 모르는 내 입가에도 미소가 번집니다.

아마도 자기가 좋아한다는 유치원 또래인 '예림이' 꿈이라도

꾸는 모양입니다.


둘째가 또 배냇짓을 합니다.

둘째는 막내답게 우유를 빠는 입짓을 자주하며 잡니다.

제법 소리까지 나네요.


언제나 그러듯이 오늘도 두놈이 힘을 합쳐서 엄마를 힘들게

했나 봅니다.

잠귀가 예민한 아내가 누가 쳐다보고 있는줄도 모르니까 말입니다.

제가 보기엔 시원해서 좋기만 한데 항상 너무 넓다고 푸대접 받는

아내의 이마에 눈길이 가 닿습니다.

어저께 직접 가위로 약간 손질했다는 아내의 앞머리가 눈에 띕니다

아내는 귀찮아서 집에서 대충 잘랐다지만, 헤어패션이라곤 전혀 모르는

내 눈에도 어색해 보여 슬픕니다.


잠자는 아내의 모습이 이다지도 이쁜 줄은 몰랐습니다.

이따금 늦게 퇴근할 때 잠자는 두 아들을 들여다 보는 일이

행복하단 건 알고 있었지만......


아내와 저는 캠퍼스 커플입니다.

캠퍼스에서의 3년 연애와 6년의 결혼생활동안 무던히도 다투고

화해하면서 이제는 조금씩 서로에게 익숙해지나 봅니다.


한참이나 방안에 앉았다가 조용히 거실에 나와서 생각하니

아내와 외식을 한 것이 언제인지가 생각나지 않습니다.

오는 주말에는 월차휴가를 내고 가족이 함께 하는 간단한 여행을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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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꽃다리입니다.

꽃은 눈에 익은데 이름은 낯설죠??

맞아요. 이거 보통 라일락이라고 하죠.

아마도 꽃이 수수를 닮았다해서 붙인 이름인가봐요

외래종인데요 해방이전인 조선 때부터 있었대요.

주로 부잣집 안마당에 많이 심었답니다.

향기가 진하구 좋지요, 꽃색은 흰것과 보라가 있어요.

저는요 이 꽃을 보면요 윤형주의 노래가 생각나요

"라일락꽃 향기 흩날리던 날 교정에서 우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