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의 아빠
새 이야기(2) 민들레>
맑은날T
2001. 4. 26. 08:36
새 이야기(2)
새들은 이진법과 유사한 수 개념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앞에 글에서 뻐꾸기가 남의 둥지에 탁란을 하는 방법은 원래의 알중 하나를 둥지에서
밀어내고, 자신이 알을 한 개만 낳는다고 했지요?
왜 원래 알을 밀어낼까요?
그리고 왜 한 알만 밀어내고 한 둥지에 한 알만 낳을까요?
바로 새들의 수개념이 이진법과 유사한 홀짝방법에 기초한 수개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새들은 알을 품는 중간에 며칠만에 한번씩 둥지를 벗어나서 먹이를 먹고 둥지에 돌아옵니다.
둥지에 오자마자 하는 일이 둥지의 알을 세는 것이지요.
눈이나 부리로 '하나, 둘, 셋, 넷....'이렇게 세는 것이 아니라,
양 발을 이용하여 '홀, 짝, 홀, 짝' 하면서 수를 센답니다.
결국 새의 수 개념은 숫자 개념이라기보다는 조합의 개념이지요.
그래서 새들에 있어서 2와 4와 6 등은 동일한 숫자이며, 마찬가지로 1과 3과 5 등은 동일한
숫자입니다.
그렇게 둥지에 돌아온 새가 알을 세어보고 나가기 전에 홀수였는데, 돌아와서는 짝수가 되어
있으면 미련없이 둥지를 버리고 딴 곳에서 다시 둥지를 틀고 알을 낳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뻐꾸기의 탁란은 한 알을 빼고 한 알만 낳는 것이지요.
그리고 새들의 홀짝 수 개념은 아마도 다리가 두 개이기 때문이라고 짐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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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입니다.
요즘 한창 꽃을 피우지요.
진노랑의 앙증맞은 꽃이 이제 막 유치원에 입학한 꼬맹이들같이 귀엽기만 하지요.
민들레도 나팔꽃과 같이 밤이면 자고(꽃잎을 닫았다가),
낮이면 꽃잎을 활짝 피웁니다.
이렇게 샛노란 꽃들이 야트막하게 땅에 붙어 피었다가,
꽃들이 지고나면 꽃대가 급작스레 키가 큽니다.
보다 높이 올라갈수록 보다 멀리 민들레 홀씨를 날릴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신의 오묘한 보살핌은 미치지 아니한 곳이 없습니다.
2001. 4. 26 맑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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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들 레
류시화
민들레 풀씨처럼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게
그렇게 세상의 강을 건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씨처럼 가벼워진다고
슬픔은 왜
저만치 떨어져서 바라보면 슬프지 않을 것일까
민들레 풀씨처럼
얼마만큼의 거리를 갖고
그렇게 세상 위를 떠다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씨처럼 가벼워진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