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의 아빠
메모 몇 개 단풍>
맑은날T
2001. 10. 12. 09:28
메모 몇 개
9월 말 윤석이 학교에서 가을체육대회를 했다.
1학년과 2학년은 훌라후프 돌리기 시합을 한다고 했다.
윤석이는 그전부터 훌라후프를 들고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경욱이도 덩달아 훌라후프를 하기 시작했다.
시합이 있는 날 윤석이는 전교 1,2학년이 시합을 한 자리에서 최후의 14명으로 남았었다.
윤석이는 올 봄부터 이가 빠지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아랫니 네 개와 윗니 두 개가 빠졌다.
아랫니 두 개는 약간 비뚤게 난 상태이고 나머지 네 개는 아직 나지 않았다.
아랫니 한 개는 푸라이드 치킨을 먹던 도중에 빠졌다.
퇴근 때 사 가지고 간 치킨을 먹던 윤석이가 뼈조각이라도 되는 듯 빠진 이를 골라내고는 나머지를 다 먹었다. (엽기적인 넘 같으니.........)
윤석이는 얼굴이 작아서인지 유치(乳齒)가 유독 작은 편이다.
그래서 간니가 날 자리가 좁아서 비뚤빼뚤 나기 시작한다.
치과에 가야하나 걱정이다.
지난 주 토요일 퇴근하는 데 우리집 근처에 사는 직장동료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용인즉 저녁무렵에 소래포구에 가서 대하(大蝦)를 구워먹자고 한다.
아직 총각인 그는 주말이 괴로운 거다.
그래서 아이 둘을 데리고 가겠다고 이야기 하자 경욱이는 데리고 오지 말라고 한다.
나름대로 이유있는 항변이다.
추석 전에 그가 저녁먹으러 온 적이 있다.
유독 인상이 좋은 그에게는 유난히 낯가림이 심한 경욱이도 잘 어울렸다.
'아저씨~, 아저씨`'하면서 장난을 건다.
저녁먹고 쇼파에 앉아서 뉴스를 보던 그에게 경욱이가 안겨서 놀다가 한마디를 던졌다.
"아저씨 배는 왜 이렇게 많이 불룩해요?"
">.<"
그때부터 그는 경욱이를 기피한다.
이번 토요일에는 경욱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가족체육대회를 한다.
그러나 참석할 수가 없다.
그날은 직원들과 서해안 바닷가로 야유회가기로 지난 주부터 약속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2년전 윤석이 유치원에서 가을 체육대회를 할 때 참가했었다.
그때 온갖 아이랑 아빠가 같은 팀이 되어 너비뛰기, 훌라후프돌리기, 미니농구 자유투, 턱걸이 등등의 게임을 했다.
혼신으로 뛰고, 빨리 줄서고, 대답을 큰소리로 잘 해서(^^V)....윤석이와 내가 1등을 했다.
그때 윤석이가 얼마나 기뻐하던지.........
그래서 경욱이 체육대회에는 꼭 참석하기로 작심하고 있었는데......
윤석이와는 달리 경욱이는 영 자신감이 없고 수줍음이 많다.
그래서 자신감을 길러주기 위해서 꼭 참석해서 함께하고 팠는데, 직원들과의 선약으로 참석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유치원에서도 2주 정도는 미리 알려줬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하기로 약속을 했다.
내년에는 몸이 따라 줄래나????
2001. 10. 12 맑은날
~~~~~~~~~~~~~~~~~~~~~~~~~~~~~~~
직원 한명이 사직을 했습니다.
보충인원은 오지 않고 6명이 하던 일을 네 명이 하다보니 너무 바쁜 나날입니다.
자주 글 올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작년 가을에 본 고궁의 붉게 타던 단풍이 그리운 날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