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다녀왔습니다.
동해안으로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첫 날은 주문진에서 조금 더 올라간 곳인 남애해수욕장에서 놀았습니다.
물이 별로 차지도 않고 사람들도 별로 붐비지 않아서 한적하게 놀았습니다.
윤석이와 경욱이는 한참을 물 속에서 놀다가 모래성을 쌓으며 놀았습니다.
<경욱아! 꼭 꼭 다져라~>
<형~ 파도가 몰려 와~>
<에이! 무너졌네.....다시 쌓자.>
다음 날에는 설악산에 갔습니다.
설악산에 가서 비선대 가는 길 도중에 계곡에서 물에 발을 담그고 한 나절을 놀았습니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쉬기에 좋았습니다.
아이들은 물에 들어갔다가, 추우면 햇빛에 데워진 큰 바위 위에서 몸을 말리다가 다시 물에 들어가면서 놀았습니다.
<입구에 서 있는 배롱나무가 마치 봄인양 흰 꽃을 가득 피웠습니다>
<길가에 핀 벌개미취가 연한 자주빛으로 맑게 피었습니다>
<비선대 가는 길에 본 소나무 둥치입니다. 일제 때 松炭油 채취의 흔적이 가슴 아팠습니다>
<계곡에서 다래를 보았습니다. 아직 익지 않았습니다>
<강아지 풀입니다>
<어린 익모초입니다. 엄청나게 쓴 맛을 내지요>
<싸리나무의 어린 싹이 맑은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계곡에서 아이들 소리에 다람쥐가 놀러 왔습니다. 과자를 주니 겁도 없이 받아 먹네요>
설악산에서 내려와서 숙소가 있는 현남리 인근 동네를 홀로 걸었습니다.
<오솔길이 보입니다. 인적이 없는 호젓한 길을 걸어보았습니다>
<길 가에 핀 멕시코해바라기입니다. 이제는 토종꽃이 다 되어가는 꽃입니다>
<칡이 꽃을 달고 있습니다. 등꽃과 많이 닮아 있지요>
<수줍은 시골 아낙네를 닮은 작은 콩꽃이 콩잎 속에 숨어 피었습니다>
<해 저물 녁이 되어서인지 박꽃이 벌었습니다>
마지막 날 돌아오는 길에 감자축제 현장에 가보았습니다.
행사 첫날이어서인지 준비하느라 분주했습니다.
행사를 준비하는 농부들을 보면서 눈시울이 시큰해졌습니다.
대부분은 환갑에 가까운 고령이고, 가끔 젊어보이는 사람들은 한 눈에도 어딘가가 부족해보이는 사람들로 보였습니다.
어린 시절의 동네 잔치에서 보았던 밝고도 젊었던 얼굴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좀 더 세월이 흘러서 이네들이 이 땅을 떠고 나면 그 자리에는 누가 있을지 상상이 되질 않았습니다.
<돼지를 쏙 빼어 닮은 감자가 있었습니다>
<자주감자입니다. 맵싸하니 톡 쏘는 맛이 있어 소금에 찍어 먹었는데, 맛으로 치자면 주린 배가 아니면 받아들이기 힘든 맛이지요. 몇 십년만에 보니 반가워서 담아 보았습니다.>
2004. 8. 16 맑은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