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겨울은 유독 추웠고 눈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 해 겨울은 그녀와 내가 함께 보낸 첫 겨울이기도 했지요.
낮 동안 함박눈이 펑펑 내린 늦은 12월 어느 날....
우리는 여의도 한강 고수부지에 있었습니다.
63빌딩이 있는 여의도 상류쪽에는 오래된 나무 그네가 있는 꽤나 넓은 공터가 있습니다.
넓은 공터에는 낮동안 쌓인 눈이 녹지 않고 하얀 벌판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멀리 당인리 발전소의 연기가 맑게 갠 하늘로 올라가면서
찬 바람에 드러난 별빛을 따스하게 감싸고 있었습니다.
가까운 한강 철교에는 서울에서 가장 먼 곳으로 가는 늦은 밤열차가
규칙적인 소리를 내며 지나고 있었습니다.
한강철교 아래에는 밤열차의 차창으로 새어나온 불빛이 작은 강물결에 반사되면서
수 많은 별빛을 새로이 만들고 있었습니다.
국회의사당에서 눈을 밟으며 걸어온 탓일까요?
그녀의 눈에도 많은 별빛이 떴습니다.
그녀의 눈 속에 있는 별만큼의 또 다른 별이 그녀의 가슴에도 반짝이는 듯 했습니다.
그녀의 마음도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되어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녀와 함께 깊어가는 겨울밤을 보내면서..
나는....
...........
...........
추워 디질뻔 했습니다. ;;
2008. 3. 13 맑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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