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신문을
꺼내 들었다
부고란에 시선을 둔다
신문 갱지의 눅눅한
냄새는 부고에 맞춤되어
시신 냄새가 나는 것 같다.
그는
몇 년 째 산에서
내려오지 못한다
봄소풍가듯
김밥 한 줄 싸들고
올랐던 산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부고란은
죽음을 알리는 도구가 아니다
산 사람들의 성공과
산 사람들의 체면이 있을 뿐
바람부는 오늘
갱지 냄새 났던
그가 올까 기다려 본다
하늘이 낮다
그가 있는 산은 멀고
부고는 더 이상 슬프지 않다
- 맑은 봄날 여의도 사진을 찍고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