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마나한 이야기 하나
주말에 서울 오르내릴 때 지금까지는 승용차로 왔는데, 오늘은 열차를 타고 왔습니다.
천안역에 8시쯤 내렸는데 가는 비가 내리고 있어 택시를 탔습니다.
예순 정도 되시고 맘씨 좋아뵈는 아저씨였습니다.
인사를 하고 안전띠를 매고 앉았습니다.
때 마침 라디오에서는 8시 뉴스가 나옵니다.
이번 주부터 국정감사라는데 대선공방이 예상된다는 정치뉴스부터 나옵니다.
갑자기 조용히 계시던 택시아저씨가 헛웃음을 치시며 한 소리합니다.
"맨날 저렇게 싸우고 난리여~"
연이어 병풍, 이회창후보 부친의 친일행각, 민주당의 내분 등이 중요뉴스로 나옵니다.
이어서 남해안지역의 호우주의보 소식을 들려줍니다.
아직 복구도 안되었는데 또 침수가 된다고 하는데 '이왕 침수될 것이면 복구하기 전에 침수되는 게
헛 힘이나 안 빼고 좋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이번 추석에는 경기가 호전되어 선물택배가 작년 설에 비하여 30%나 증가되었다고 합니다.
월요일 아침뉴스가 하나같이 힘 빠지게 하는 것 투성이입니다.
정치에 대하여 관심도 없고 아는 바도 없지만 뉴스를 듣고 생각하는 게 있어 몇 자 적습니다.
2년 전인가 신문에서 본 내용이 생각납니다.
위정자들의 정치적 선택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항상 정권창출을 위하여 선택된다고 하는 내용입니다.
어떤 동네에 일렬로 늘어선 집이 10가구 있습니다.
그 중에 1번 집에 가게가 하나 있었는데 그 동네에 가게를 하나 더 내어야 합니다.
그러면 정치적 선택을 할 경우 어느 집을 선택할까요?
놀랍게도 2번 집에 가게를 내어서 나머지 8개 집을 손님으로 끈다는 것입니다.
그 동네 주민을 위한 선택이라면 당연히 7번 집에 가게를 내어야 하는데 정치적 판단은 당연히
2번이라는 것이지요.
그리고는3번에서 8번 집을 상대로 여러분들은 우리로 인해서 한층 가게를 이용하기 편리하게 되었다고
광고를 하겠지요.
정치가들에게 우리가 기대를 걸기 위해서는 이런 경우에 2번 집에 가게를 낸 정당을 선거로서 심판을
해야겠지요.
그렇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는 물론이며 세계 어느 국민이라도 그렇지를 못합니다.
특히 우리 국민의 정치적 건망증은 세계에서 유래를 볼 수 없는 지경이고, 게다가 지역정서까지
겹쳐 있어 더욱 가관입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정치적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그 결과로 정치적 문제로 스트레스도 별로 안 받는 편입니다.
으레 그런 분들이겠거니 치부해버리면 속 편합니다.
그렇다고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원래부터 가진 게 별로 없고 지금은 노동자이니까, 노동자를 위해 정치를 하겠다는 후보를
찍어주는 게 당연하지요.
따라서 제가 선택한 후보가 당선된 예는 없습니다.
우리네 정치인들은 국가적, 역사적 소명의식에 의한 인물들이 아니라 직업으로서의 정치인입니다.
그리고 우리를 위해서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그네들을 위하여 정치를 하는 것이지요.
제가 정치인들에게 바라는 게 딱 한가지 있다면,
"그래 내가 한 짓이 맞아요. 정말 죄송하며 정치판을 떠나겠습니다."
라는 말을 단 한번이라도 들어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전 그 정치인을 김구선생님 이후 유일하게 존경하는 한국인으로 삼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국민들의 건망증이 없어져 준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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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밑의 해바라기가 초가을을 알립니다.
2002.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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