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운전하여 도심에 있는 공원길을 따라 퇴근을 하는 지인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운 좋으면 짧은치마 입은 처자들도 구경할 수 있다.
나무를 쳐다보는 척 가재 눈하여 뒤태를 훔쳐보는 재미....
고거 괜찮은 행복으로 생각하며 즐긴다.
잘난 척하는 맑은날이 들으면 분명 변태라고 지럴 하지싶다.
그러나 그것은 변태가 아니고 짐승들의 본능이다.
결국 저도 짐승이란 말이고, 그런 걸 즐기고 있다고 단정을 해버리더군요.
저도 짐승이란 말 부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가 구태여 어떠하다느니 변명을 늘어놓기보다는....대신 우간다 초등학교 4학년 2학기 국어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올림으로서 감성과 이성의 조화에 대한 제 생각을 밝히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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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마사이마라 초원에 야트막한 언덕이 하나 있습니다.
그 언덕은 원래 흰개미가 둥지로 만든 것인데, 흰개미가 이사를 떠난 다음에는 이따금 사자들이 그 언덕에서 멀리 지평선보기를 하는 곳입니다.
오늘은 그 언덕에는 사자 두 마리가 앉아서 멀리 초원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길게 자란 목갈기가 두 마리 모두 수컷임을 말해줍니다만, 윤기 빠진 갈기, 얼굴에 패인 흉터와 주름은..그 두마리가 제왕의 자리에서 밀려난 녀석들임을 말해줍니다.
언덕 위에 있는 두 마리의 늙은 수컷 중 좀 더 늙고 눈에 눈꼽이 지저분하게 낀 녀석은 "Spring Wind"라 하는 녀석이고,
그 옆에 있는 좀 더 잘 생긴 녀석은 "Fresh Day"라는 녀석입니다.
두 녀석 모두 제왕의 자리를 보낸 사실이 있다는 것은 공통점이긴해도 나머지는 영 차이가 많이 납니다.
Spring Wind...(이제부터 영타치기 귀찮으니 한글로 번역해서 말합니다.)
봄바람은 젊고 잘 생긴 수컷에 의해 제왕의 자리에서 �겨 났고, Fresh Day...맑은날은 스스로 제왕의 자리를 젊은 녀석에게 스스로 물려 주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봄바람은 늘 비실거리면서 주위 눈치를 보고 다니지만, 맑은날은 눈에 총기가 생생하니 살아 있고, 눈치보는 일이 없어서 인근에 사는 "Red Box"가 이끄는 사자무리들은 아직도 맑은날이 제왕인줄 알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그만큼 당당해 보인단 말이지요.
해가 중천을 지난 지 두 어 시간이 지났습니다.
두 녀석이 있는 자리에서 세렝게티 방향으로는 누떼와 임팔라가 풀을 뜯고 있었고,
그 반대쪽에는 이제 막 발정기가 된 젊은 암컷들이 윤기오른 탱탱한 엉덩이를 실룩이며 새로 제왕으로 등극한 숫사자 앞에서 교태를 부리며 장난을 치고 놉니다.
맑은날은 젊은 암사자의 교태를 스쳐가는 눈길로 슬쩍 보고는 고개를 서쪽으로 돌려서 눈을 가늘에 뜨고 멀리 지평선을 바라다 보며 생각에 잠깁니다.
이제 곧 닥쳐올 건기가 걱정되나 봅니다.
누떼도 돌아가고, 말라버린 초원에는 먹잇감이 없어지게 될 것을 걱정하는지 약간의 시름이 잠긴 한숨을 길게 내쉽니다.
그렇게 마사이마라의 하루 해는 무게있고 사려깊게 또 저물어 갑니다.
그 곁의 봄바람은............
언덕에 올라와서는 줄곧 집요하게 암사자의 뒷태를 노려보며 눈빛이 반짝입니다.
늘 눈꼽낀 봄바람의 눈에서 빛이 반짝이는 때는 이때 뿐입니다.
암사자를 훔쳐보다가 연이어 그 곁을 지키고 있는 숫사자를 증오하듯이 노려보는데..
숫사자가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피기라도 하면 얼른 고개를 돌리며 언제 그랬냐는듯이 딴청을 피웁니다.
그리고 연이어 한숨을 푸욱 내쉽니다.
그렇게 마사이마라의 하루 해는 추저분하게 또 저물어 갑니다.
<철학하는 Fresh Day> <집쩍대는 Spring 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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