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곡가는 신락로에 이팝꽃이 피었다.

 

윤삼월 해는 길어 주린 배가 서러운데

이삭이 패지 않은 보리밭에는

밥 냄새는 흔적조차 없었다.

 

저 이팝꽃은 주려 죽은 자들의 넋

저 이팝꽃은 산 자들의 빚

 

김초시네 잔칫날은 당아 멀었는데

눈요기나 포식하라고 이팝꽃이 피었다.

 

동곡가는 신작로 따라 하얀 쌀밥이

고봉으로 그득그득 피어 올랐다.

 

2012. 5. 4  맑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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