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무겁고 인색했다.

좀처럼 보여주지 않다가

산사를 배경으로 하고야 살풋 나타났다.

오직

초록에 연하여만 빛이 났다.

 




 

 <땅>

늘 젖어 있었다.

담쟁이는 좋았다.

담쟁이가 발을 내린 돌담길에는

청태가 끼었다.






<강>

늘 힘이 있었다.

하늘을 닮을 수 밖에 없는 숙명이었다.

하늘을 닮은 채, 하늘아래에서 흘렀다.

산은 다만 그 경계에 지나지 않았다. 

 

 


2007년 여름은 늘 무더웠고 비가 잦았다.

<하늘>과 <땅>과 <강>은

그 어디에나 있었지만

<사람>은

그 어느 것과도 어우러지지 못했다.

오직 <사람>만 있었다.

 

20070826 맑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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