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스키장을 다녀왔습니다.
원래 계획은 금요일 저녁이나 토요일 오후에 출발하여 콘도에서 하룻밤을 자면서 라면도 끓여먹고 머 그렇게 놀다가 하루 스키탈려고 했는데, 그넘의 콘도가 도저히 없더군요.
그래도 그냥 당일치기를 계획하고 당일에 갈 수 있는 가장 먼 스키장으로 대명비발디 스키장으로 갔습니다.
1. 출발
토요일 새벽 5시30분, 핸드폰에서 일어나라고 수선을 피워서 일어났습니다.
이 나이되도록 잠이 많아서 아직은 '어른'답게 새벽에 일찍 일어나질 못합니다.
언젠가는 그리 되겠지요.
각시가 먼저 일어나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저는 세수를 한 다음 아이들 깨우고 짐을 챙깁니다.
장갑, 양말, 옷가지, 보온모자, 손난로,......
짐을 챙긴 다음 각시가 준 아침식사를 혼자 합니다.
아이들은 아침을 먹기를 한사코 거부합니다.
먹거리를 다 챙기고 집을 나선 시각이 6시 10분쯤 됩니다.
네비게이션으로 찍어보니 100킬로미터가 조금 넘는 거립니다.
서부간선도로와 내부순환도로를 이용하라고 안내를 해 줍니다.
2. 가는 길
가는 길은 전혀 막히지 않습니다.
다만 서부간선도로는 역시 시도때도 없이 차가 많아서 못마땅스럽습니다.
가는 길에 윤석이는 곧장 잠에 빠져듭니다.
그 녀석은 차만 타면 잠이 드는 특이 체질입니다.
문쪽에 머리를 기대고 자길래, 두툼한 옷가지를 머리에 받쳐주었습니다.
경욱이녀석은 스키복이 너무 조여서 숨을 못쉬겠다면서 혼자 씩씩거립니다.
그녀석은 비쩍 마른 녀석이 느슨한 옷을 주어도 낀다고 늘 투덜댑니다.
투덜대나 말거나 그냥 내처 갑니다.
좀 이따 보니 경욱이도, 각시도 잠이 설핏 들었습니다.
네비가 시키는대로 착하게 길을 가니 8시쯤 되어서 스키장 인근에 도착하였습니다.
렌탈샵에 주차하니까 다들 깨어납니다.
"어! 경욱이는 숨막혀서 죽은 줄 알았는데 자고 있었어?"
* Tip
차문에 머리를 대고 잠을 자는 것은 굉장히 위험합니다.
모든 교통사고가 위험하지만, 만약에 차문에 머리를 댄 상태에서 차끼리 접촉사고가 발생한다면, 그 충격이 거의 100% 머리로 전달될 수 있기에 사소한 사고에도 많이 다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3. 스키렌탈 및 리프트권 구입
스키장 인근에 가서 스키3대를 렌탈하였습니다.
각시는 작년에 스키타다가 다친 적이 있어서 올해는 타지 않겠다고 합니다.
쥔장과 흥정하여 좋은 가격에 렌탈하고 차에 싣고 스키장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스키장 안에 들어가니 벌써 차들이 만만치 않습니다.
차에서 내려서 스키화로 갈아신고 스키를 각자 메고, 저는 덤으로 등산가방까지 메고 스키장까지 걸어갑니다.
안끼던 장갑에다, 불편한 스키복에다가, 사람걸음이 나오지 않는 스키신발을 신고 장비를 들고 가려니, 갑갑하기만 합니다.
각시는 먼저 가서 리프트권을 구입합니다.
저는 아이들을 데리고 스키장으로 가서 각시가 하루종일 버틸만한 자리를 골랐습니다.
남향으로 잡아서 하루종일 햇살이 들 수 있는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다행히 아직은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4. 스키타기
먼저 초보자용 리프트로 아이들을 데리고 갔습니다.
중급자코스에서 타긴 하지만 그래도 몸을 가볍게 푼다는 의미에서 초보자부터 한번 탔습니다.
우리가족이 스키를 탄 것은 이제 5년 정도 됩니다.
경욱이는 자기 키 큰 것은 생각지 않고 작년보다 스키가 무거워졌다고 또 투덜댑니다. *^^*
몸을 가볍게 풀고 중급자 코스로 갑니다.
중급자코스는 곤도라가 운행중이라서 한결 편리합니다.
곤도라로 올가가는데 10분, 슬로프길이는 1.3킬로미터 정도 되며 경사의 변화가 다양한 편입니다.
아직은 오전이라서 사람이 별로 없어서 많이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정상에서 윤석이는 무엇이 그리 급한지 금방 스키타고 내려갑니다.
저는 뒤에서 경욱이를 챙기면서 내려가는데, 막상 경욱이는 잘 타고 가는데, 제가 많이 버벅댑니다. ^^
이렇게 세번을 타고나서 챙겨온 김밥과 계란, 음료수 과일로 아침을 �웁니다.
5. 오후로 연장.
1시까지 탈 계획인데 아이들의 성화로 연장을 합니다.
나머지 오후계획이 날라가는 순간입니다.
원래 계획은 오후에 호천에 가서 산천어 축제를 즐기고 저녁에는 춘천을 들러서 닭갈비를 먹을 계획이었습니다.
각시도 눈썰매도 좀 타구요...
오후에는 사람들이 많아서 줄은 더욱 길어집니다.
6.출발
오후 5시가 되기 전에 출발을 했습니다.
출발을 하니, 아이들에게 빚진 기분이 사라집니다.
내년부터는 아이들만 타도록 할 계획입니다.
사실 '스키타는 거' 저는 별로이거든요.
하얀 눈 밭을 미끄러지는 것은 멋진 일이긴 하지만, 스키신발의 어정쩡하고 불편하고 답답하고, 바보스러운 착용감이 진짜 싫기 때문입니다.
그넘의 신발만 신으면 곧장 바보가 되는 느낌은 어쩔 수 없습니다.
다행히 차가 많이 밀리지는 않습니다.
식사를 뭘로 할 것인지를 상의하니, 아이들이나 각시는 대뜸 집 가까이 있는 고기집을 주장합니다.
7. 도착, 저녁식사
집 가까이에 있는 고기집은 쪼금 유명합니다.
소고기 구이를 하는데, 모듬으로 여러뷔위를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있어서 그것을 시켰습니다.
저는 고깃집에 가면 고기를 잘 굽습니다.
잘 굽는 법은 자주 뒤적이지 않고 타지 않고, 골고루 알맞게 익히면 됩니다.
고기불판에 동그란 구멍이 있었는데, 그곳에 된장뚝배기를 넣어서 주더군요.
아주 맛나게 먹었습니다.
윤석이가 한 마디 합니다.
"아빠랑 고기 먹으면 아빠가 고기 잘 구워서 참 편해..."
* Tip
고기 잘 굽는법.
넓적하게 나오는 고기(삼겹살, 갈비, 등심 등...)를 구울 때에는 다 익을 때까지 자르지 말고 익혀야 합니다. 대부분 식당에 가면 고기가 반쯤 익었을 때 가위로 난도질을 하는데 그러면 골고루 익히기도 힘들고 육즙도 다 빠져나가고, 또 뒤집기도 영 수고스럽습니다.
큰 고기는 반쯤 익을 때까지 뒤집지말고 기다렸다가 반 쯤 익었을 때 안에서 밖으로(불판 중심에 있던 부분이 밖으로 나오게 - 그래야 골고루 균일하게 익는다) 뒤집습니다.
그리고 다 익기를 기다렸다가 잘라서 바로 먹으면 됩니다.
8. 휴식.
집에 도착하니 9시쯤 됩니다.
두 녀석은 목욕을, 저는 곁에서 샤워를 하고 일찍 잡니다.
스키탄 우리보다, 하루종일 수발든 각시가 더 고생을 했나봅니다.
2008. 1. 29. 맑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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