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성폭행", "성추행", "성희롱"이 사회의 화두로 등장했고, 늘 식지 않은 화두이다.
이를 위해서 사회적인 관심과 배려도 많았지만, 그래도 끊기지 않고 터진다.
회사에서도 수시로 이에 대한 교육을 시킨다.
여직원에게는 '당하면 가만있지 마라..'를,
남직원에게는 '이런 이런짓 하면 성폭행에 해당되니 조심하라'를 가르친다.
사실 이런 교육을 받아보면, 여직원을 상대할 수 없다.
1. 얼굴을 쳐다보면 -> 의미심장한 눈빛을 던져서 성희롱이 된다.
2.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조금 밑을 보면 -> 가슴를 훔쳐봐서 성희롱이 된다.
3. 좀 더 밑을 내려보면 -> 변태적인 눈빛을 가진 직원으로 성희롱이 된다.
4. 하는 수 없이 뒤에서 말 시키면 -> 늘 숨어서 훔쳐보는 놈이 된다.
5. 마주하기 힘들어 전화로 일시키면 -> 은밀한 유혹을 한 것이 된다.
(약간 오버한 말이지만, 실제 저렇다고 고발하면 아마도 남자들이 당해낼 수 없을 거다. *^^*)
이와 같이 '여성의 성 농락'이 본격적으로 이슈화된 것은 95년 '우조교 성희롱'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면서 부터이다.
그 뒤로 직장에서, 전철에서, 버스에서, 학교에서 이러한 문제가 끊임없이 터졌다.
내가 다니는 직장에서도, 오피스텔에서 홀로 객지생활을 하던 부장이 여직원에게
'오피스텔에 가서 같이 햇반을 먹자.' 고 몇 차례 제의했다가 잘린 사건이 있다.
이를 회사에서는 '햇반사건'이라고 하는데, 그 뒤로 여직원들에게 개인적으로 저녁식사를 제의하는 일은 아예 없어졌다.
일부 여직원은 이를 무척이나 아쉽고 애석하게 생각하기도 한다는 후문도 있다.
예전에 지하철도 맨 앞과 뒤는 '여성 전용칸'으로 분류했는데, 큰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여성들의 호응이 떨어져서 그랬다고 생각하는데, 왜 호응하지 않았는지는 모르겠다.
전철에서 성추행을 하는 일은 왕왕 있는 것으로 안다.
전철을 타고 출퇴근하다보면......
별로 비좁지 않은 전철에서 유독 특정 여성에게 붙어있는 녀석들이 더러 보이고,
가끔은 전철 안에서 시비도 일어난다.
오늘 아침이었다.
신도림에서 전철을 1호선으로 갈아타고 오는 길이었다.
노량진 부근을 지나는데 전철 안내방송이 나왔다.
"이 열차는 성폭행, 성폭행 열차입니다."
"????????"
깜짝 놀랐다.
주위를 둘러보니 별로 비좁은 전철도 아니고, 다른 승객은 그냥 덤덤하게 창밖을 보거나 졸고 있다.
그러다 열차 천정에 달린 전광판을 보고 피식 웃었다.
"성북행 열차"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살짝 켜 놓은 탓이었나보다.
아마도 성추행에 열중이었던 녀석이라도 있었다면 엄청 놀랐을지 모르겠다.
2008. 3. 27 맑은날.
<살판 난 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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