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심란하여 그냥 집에만 있을 수 없어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분향소를 다녀왔습니다.

조문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르더라도 신고해야 할 집회가 아니라는데, 경찰은 "시위로 변할 가능성"을 핑게로 그 넓은 시청 앞 광장은 토요일 오전부터 버스로 막았고, 덕수궁 대한문도 버스로 막았습니다.

오후 2시, 시청 앞 지하철에 내려서자 조문객들이 두 줄로 지하를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긴 행렬을 확인하니, 대한문앞 분향소에서부터 조선일보 사옥쪽으로 대기행렬이 줄을 섰는데, 행렬이 길어져서 조선일보 사옥쪽으로 가려고 하니, 경찰이 그쪽으로 가지 못하게 하여 시청앞 지하도로 이어지게 되었고 그 행렬을 2호선으로 가는 지하도에서 유턴을 하여 다시 청계광장까지 이어지고 있었고, 한꺼번에 24명씩 조문을 올리는데도 4시간은 기다려야 했습니다.

더운 지하에 수 많은 인원이 줄을 서서 기다리니 시민들은 땀을 흘리며 그야말고 광고에 나오는 "집 나와서 x고생"을 하고 있었습니다. 

장례를 국민장으로 한다면서 막상 분향할 공간조차 마련해 주지 않고 있어 분통을 터뜨리지만, 시민들은 서로 물을 나누어 마시며 분향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조선일보 앞을 지나 광화문 사거리까지 시원하고 넓은 공간에서 차례를 기다리기만 했어도 그런 고생을 하지 않았을 터인데 이 정부는 보수언론의 부탁이 더 중요한가 봅니다.

시위로 변질할 가능성은 잠실 야구장에도 있고, 상암경기장에도 늘 있지만 유독 조용하게 조문을 하려는 시청 앞에만 있었는지요..

조선일보 방향을 막고 있는 경찰간부에게 길을 열어 줄 것을 정중하게 부탁을 하니, 위에서 시킨 일이라며 대답을 피하기만 했습니다.

국화 한 송이를 올리고, 담배에 불을 붙여서 영정 앞에 놓고 분향을 마쳤습니다.

검은 옷을 입은 젊은 여성들이, 유모차에 어린아이를 태우고 찾은 젊은 새댁이, 검은 양복까지 갖춰입고 쉬는 날 나온 수 많은 시민들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 

유모차 이야기는 참 조심스럽네요. 한나라당에서 알면 "아동학대"로 몰아가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하염없이 망연한 눈동자로 웃고 있는 영정을, 오열하는 시민을 한참이나 지켜보다 왔습니다.

 

그분은 늘 승부사였습니다.

그리고...

그분은 마지막까지 승부사였습니다.

스스로를 완전히 버림으로서 위선과 핑게와 변명으로 구차하게 권력의 더러운 단맛에 길들여진 상대세력을 한없이 초라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렇게 최후의 승리를 이룸으로써................ 

이제는 그 어느 누구도 그분을 이길 수 없도록 승부를 결정지어버렸습니다.

그들은 개처럼 살아도 이승의 더러운 쾌락이 좋은...그래서 어떠한 죄를 저질러도 그에 대한 수치를 느낄 수 없을 분만 아니라 절대로 목숨을 버릴 용기를 가지지 못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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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 두 개는 인터넷에서 읽어보고 혼자 보기 아까워서 퍼온 글입니다.

 

내 나이 마흔 하나다... 열 한 살 난 아이가 있다... 학번은 재수한 89다. 

하지만 난 아직 어리다.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사십대들 께서도 비슷한 생각일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어리다. 순진하다. 그래서 늘 당한다. 그래서, 우리를 대변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우리 대신 올곧은... 순진한 정치를 한 번 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었다.

 

그 꿈이 이루어졌던가... '노무현'이란 분이 대통령에 당선이 됐다.

숱한 우여곡절... 뭔가 드라마 같은... 진한 감동... 그의 인생에 던진 공감의 한표... 한표가...

그를 대통령으로 밀어올린 것이다... 그건 실감하기 힘든... 그렇다 꿈이었다.

 

명계남이란 분이... 노대통령 당선 후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

"이제, 악랄하게 밀고 나가자!!!" ... '악랄하게'라는 말의 어감이 어떻게 보면, 살벌해 보였다.

저건 너무 하다 싶었다. 그렇지만... 속으로는 그랬으면 했다. 정말로... 악랄하게... 구태의연한 이 사회의 모든 것을 정말로 '철두철미하게(악랄하게의 속뜻일 게다)' 바꿔나갔으면 싶었다.

 

우리 모두는... 우리 영혼의 입자를... 노무현과 뒤섞었다... 우리는 하나였다.

든든한 386 아군들이 있었고...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자!"던... 순결한 구호도 있었다.

우리는 만세를 불렀고, 두려울 게 없었다... 이런 와중이니... 아... 청춘을 바쳤던... 그토록 열망했던

민주주의 세상이... 열눈 앞에 열리는 것 같았다.

 

그러니... "악랄하게 밀고 가자!"는 얘기는... 실은... 너무 자극적인 구호 같았고...

여유 있지도 않아 보였고... 폼 나지도 않았고... 무엇보다도... 패자에 대한 아량이 없어 보였다.

우리는 노무현과 영혼을 뒤섞고... 승리에 도취되어 거기에 술을 뒤섞고... 만세의 외침을 뒤섞었다.

모두가 승리자였고... 1%의 가진 자이 누리던 기쁨과는 질적으로 다른... 가진 것 없는 99%부자들이었다.

 

그런데... 지금을 보라... 현재를 보란 말이다.

그때의 기쁨은 어디 갔는가... 우리와 영혼의 입자를 뒤섞었더 노무현 대통령은 지금... 어디에 누워 있는가.

그의 곁에 있었던... 든든한 우군인 줄 알았던 386들은 어디에 있는가.

그 승리에 도취되었던 자들은... 지금  어떤 술상 앞에 앉아 있는가... 축배의 자리에 앉아 있는가... 아니면, 고배를 마시고 있는가.

 

여기서 약간 말이 빗나가는 것 같지만...  김수영 시인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김수영을... 독재와 맞서 싸운 민중 시인이라고 생각할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니!!!!!... 김수영은 "독재와 맞장 뜨지 못하는 못난 자신"과 맞서 싸웠던 시인이었다... 그는 못난 자신과 자신과 싸웠단 말이다... 민주주의 투쟁 경력을 팔아... 정치권에 진출한 찌질한 386 국회의원들이여... 당신들이 잘났다고 생각하는가? ... 거리에서 묵묵히 항거하고... 묵묵히...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 없이... 바쳤던 청춘들보다 잘났다고 생각하는가? ... 왜 그대들은 김수영처럼 '못난 자신과 끝없이 싸울 생각들을 하지 않았는가?'

 

그대들이... 얼마나 노무현을 외롭게 만들었는가.

혹시 그대들 중... 서울대 출신이 있어서... 고졸인 노무현이... 민주주의 투쟁 경력도 적은 노무현이 대통령이 돼서... 배가 아픈 자는 없었는가... 그런 찌질한 이유 때문에... 그런 못난 이유 때문에... 당신들 내부에서, 말도 안 되는 파벌을 만들고... 이합 집산을 하고... 아귀 다툼을 벌이다가...  x신들 같이... 선거에서도 지고... 고 노무현 대통령을 조문하러 갔다가도 쫓겨나는 신세가 되지는 않았는가.

 

노무현은 외로웠다... 누가 악랄하게 밀고 나가고 싶지 않았겠는가... 그는 자기가 가진 힘이 몹시도 부친다는 것을 잘 알았을 것이다... 왜? ... 뽑아놓고는 그 힘을... 너희... 잘난 소위 민주화 명망가란 자들이... 전혀 힘이 되어 주지 않았으니까... 혹, 한 자리 원했는데... 주지 않으니까... 삐쳤던 거냐? ... 거지 발싸개 같다는 게 이런 때 두고 하는 말이다. 이 삐리리들아.

 

노무현 대통령이 죽었다... 그분 남긴 말이 원망하지 말라고 하더라... 다 운명이라고...

우리는 그 운명을 좋게도 만들 수가 있었다.

한국 사회의 이 지독한... 엘리트주의... 자기 아니면... 한국정치 망할 거처럼 구는... 망할놈의 자기 본위주의...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는 척하면서... 자기 커리어를 쌓기 위해... '헌신짝'처럼 '순결성'을 팽개쳐 버리는... 자들이야말로... 우리 안에 자리는 암세포였다.

 

나는 원망한다... 수구, 보수 꼴통들은 진화하지 않는다... 그들은 늘 그대로다... 그 단순 무식함이 어디로 가겠는가... 5공 때부터... 지금까지... 유구한 꼴통짓은 한 치도 변한 게 없다.

누가 진화하는가... 실은, 386기회주의 집단이야 말로... 더럽게 진화하는... 괴생명체인 것이다.

막스 베버의 얘기 대로... 워낙 뿌리 없는... 존재들이라서... 팔아먹을 것이라곤... 알량한 잔대가리밖에 없는 나약하고... 또 나약한... 자들...

 

함께 더불어 싸우고... 눈물 흘렸던 세대들에게... 책임감이라고는 반푼어치도 갖지 못하는... '반편이들'로 전락해 버린... 그대들을 보며... 인생의 절망감을 느낀다... 정치라는 게임 중독에 걸린... 못난이들을 보며...

아... 명계남씨의 그 구호를 생각해 본다... "악랄하게 전진하자."던 그 구호...

조, 중, 동이 원망스럽지만... 누가 그 고양이 목에 방울 달 생각을 했는가... 누가 나서서 먼저... 싸워본 적 있는가? ... 오죽 했으면... 노 대통령이 나서서 싸웠겠는가.

 

저 흉흉한 검사집단과... 누가 나서서 맞장 떴는가... 이쯤되면 막하자는 얘기를... 왜 노대통령이 했어야 했는가... 뭐가 미련이 남아서... 뭐가... 그리들 어렵고... 무슨 대망의 꿈들을 그렇게 꾸었기에...

 

아...이 지독한... 감 놔라 배 놔라 식... 잘나기만 한... 브레인들... 계급장 띠고 맞붙어 보자고 대통령에게 덤벼댈 때...  조선일보와 그런 식으로 맞짱 뜰 생각은 못했단 말인가...  육십만 학우들의 피땀어린 항거로 이루어진 학생운동의 역사를... 국회의원 4년만에... 다 거덜내 버리고... 떨거지로 전락해 버린... 저 저 무능하고도... 재수없는 존재로 전락해 버린... 아 x발 학생운동 본전생각나게 만드는... 책임없는 자들.

 

우리는 지금 한 파멸을 본다... 노무현의 파멸이 아니라... 한 세대의 파멸이다.

우리의 영혼과 감정을 이입했던 한 상징적 존재... 노무현...

그는 개인이 아니라, 한 세대 전체였고... 한국 민주주의의 꿈이었다.

그를 옆에서 보좌하지 못한 자들이여... 자폭하라... 이건 수구적 보수집단이 힘이 세서 찾아온 결과가 아니다... 안으로 부패한 자들... 우리들의 자업자득이다.

 

노무현은 악랄하게(철두철미하게) 밀어부쳐야 했다고... 그가 지나치게 신사적이었다고... 그가 너무 합리주의에 기반한 시스템 변화만을 꾀했다고... 어느 퀴퀴한 술집에서, 애석해 하면 책상을 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술상을 칠 때의 '쾅' 소리가... 펀드가 반토막 났을 때 책상을 치던 '쾅'소리... 아파트값이 왜 안 오르는 거야, 하며 분개할 때의 '쾅'소리보다... 과연 큰가?

 

'독재 정권을 향한 분노가 아니라, 독재정권을 향한 분노를 개진하지 못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분노'... 김수영의 분노를... 제 안으로 향하여, 가슴을 쳐 본 자가 얼마나 된단 말인가.

 

아, 노짱... 노짱...  한 시대의 아이콘을... 우리는 저렇게 보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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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을 하면서 저지른 죄라고 합니다. 

 

1. 기득권 세력과 결탁을 거부한 죄

2. 언론과 결탁을 거부한 죄

3. 평균물가 성장률을 고작 3.0%로 막은 죄

4. 국민소득 2만불을 돌파시킨 죄

5. 경제규모를 1조 달러를 넘긴 죄

6. 주가를 2000 P 돌파하게 만든 죄

7. 수출 3천억불을 돌파한 죄

8. 참여정부 평균 물가 성장률이 OECD 회원국간 3위에 머문 죄

9. 2007년 4/4 분기 성장률이 OECD 1위한 죄

10. 외환을 2600 억 달러나 모아놓은 죄

11. 부도업체수를 3925개나 만든 죄( 김영삼-12701개, 김대중-9152개)

12. 국가 정보화 순위를 3위로 만든 죄

13. 국가 신용 등급을 A+로 만든 죄(FITCH)

14. 남북인적 왕래를 232886명이나 하게 한 죄(김영삼-1733명, 김대중-39583명)

15. 청와대가 당장악을 하지 않은 죄

16. 감히 부동산 값을 잡으려한 죄

17. 검찰, 경찰을 정원의 시녀로 삼지 아니한 죄

18. 감히 친일파 청산을 시도한 죄

19. 금권 선거를 단절시킨 죄

20. 복지 예산을 늘린 죄

21. 국방예산을 늘린 죄

22. 단기 부양을 하지 않은 죄

23. 암환자 건장 보험 보장률을 70.1%에 이르게 한 죄

24. 문화 기반 시설을 1609개까지 늘린 죄(김영삼-705개, 김대중-1100개)

25. 국가 균형 발전을 시도한 죄

26. 지역갈등구조를 와해하려고 한 죄

27. 서민을, 비주류를, 사회적 약자를 편든 죄

 

찬찬히 읽어보니, 진짜 죽을 죄라고 생각이 드네요.

적어도 그의 반대편이 있는 사람이 보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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