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멀리 하는 편이다.
단적으로 이유를 말하자면 홍수처럼 터지는 광고 카피의 저급함이 싫어서이다.
자본주의의 상징이 광고이다.
적당한 거짓말로 환상을 심어주면서 겁을 주거나 비참하게 만들거나 부끄럽게 만드는 선정적인 문구가 유명광고의 카피가 된다.
나 또한 광고를 보다보면 요즘 광고에 나오는 새로운 분유를 두 녀석에게 미리 챙겨 먹이지 못한 것이 죄스럽기까지 한다.
1)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을 말해줍니다."
예전 포스코의 <the #> 광고카피이다.
누군가는 이 광고를 보고 "사람이 부동산을 평가하는게 아니라 부동산에 의해 사람이 평가되는 사회"라고 꼬집었다.
이 광고는 모욕을 느끼게 한다.
쪽방촌, 작은 빌라, 냉난방이 걱정인 단층주택, 오래되고 좁은 아파트, 시골의 작은 집에 사는 국민 1/3은 모욕감을 느껴야 마땅하다.
2)
"어떻게 지내느냐."는 친구의 말에...그랜져로 대답했습니다.....
참으로 저급하다.
그랜져보다 등급이 떨어지는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 모두를 한방에 병신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 광고에 패러디가 있었다.
"그러자 친구는 람보르기니를 타고 떠났습니다"
3)
"난 그런 거 몰라"
이것도 아파트 광고이다.
아파트 편의를 위한 첨단기술에 대하여 호기심을 가지고 배우고 감탄하는 친구에게 내 뱉는 말이다.
지적호기심과 도구에 대한 관심으로 나타나는 인간의 본성조차 허접하고 찌질한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자신 이외의 존재가 모든 것을 다 알아서 해주니까 자신을 알기 위하여 골치아플 필요가 없다는 말일 것이다.
그들은 안다.
이런 류의 광고가 나 같은 찌질이의 분노를 살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들은 또 안다.
이 땅위에는 조중동의 세례와 천박한 물질자본주의의 세례를 받아 이러한 광고에 거부감없이 순응할 좀비들이 나 같은 찌질이보다 훨씬 더 많이 살고 있음을........
2010. 8. 31 맑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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