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병원에 갔다가 오후에나 되어 사무실로 들어오니 직원이 소포왔다며 하나를 내민다.

발신지를 보니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실이다.

 

지난 주말 집에서 좌로굴러~ 우로굴러~ 군대생활을 복습도 하고, 동래파전처럼 철푸덕 방바닥에 찌짐을 붙이고 있노라니, 각시가 가끔 와서 "탄다! 후딱 디비라."하면서 한번씩 뒤집어 주면 그때서야 자세를 바꾸는,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대한민국 남편이자 두아들의 아빠로서 소임을 묵묵히 그리고 누구보다도 진지하고 성실하게 꼼꼼하고 촘촘하게 하던 중이었다.

 

바로 그때 트윗을 디비는 중 곽노현교육감님(참고로~~~ 하지만 사실은 중요한 내용인 바, 맞팔하는 사이다)이 천리포 수목원인지를 산책하던 중 가막살나무 꽃을 찍어 올리시고 이름이 궁금하다시며 이름을 제일 먼저 알려주는 사람에서 손수 지으신 에세이 "나비"를 보내 주시겠다는 기막힌 제안을 하신 것이다.

부리나케(쬐금 도움을 받긴 했는데 도움받을 상대가 존재하는 것이 바로 개인의 지식이 되는 시대다) 답을 적어보내고 기다리니 며칠 전 쪽지를 통하여 주소를 물어보시더니 이렇게 책을 보내신 것이다.

뿌듯한 마음에 사무실 직원들에게 자랑질(사실은 이분이 누군지 모르는 인간들이 하도 많아서 힘들었다)을 한바탕 하고 블로그에 또 자랑질하려고 이런 수고를 한다.

 

 

 

 

 

약속(約束)은 크고 작고가 없다.

지키고 안지키고가 있을 뿐이다.

누가 보더라도 작은 약속을 진지하고 성실하게 지켜주신 교육감님께 감사한 마음이다.

자리가 높으면 작은 것은 하찮게 보이는 것이 사람살이인데 그렇지 않은 모습이 참으로 고맙고 눈물겹다.

처음부터 그 분을 신뢰하고 지지하였다.

재판 결과가 그 분의 진심과 진실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진실과 진심에 부합하는 판결을 기대한다.

 

2012. 6. 22   맑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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