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이용하여 오랫만에 논문 한번 작성했습니다.
들어가며
사무실 입구쪽에 앉은 P대리 자리는 파티션에 가려져 있어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흘낏 쳐다보니 머리끝이 보였다 안보였다 하고 있다.
P대리는 현재 다리를 떨고 있는 중이다. 두상 우측의 흔들림이 심한 것으로 보아 오른쪽다리를 떨고 있나 보다.
머리끝이 보였다 안보였다 하는 주기변화의 속도로 봐서 2헤르츠 정도로 보인다.
그 곁에 앉은 Y대리도 떨고 있는데 분당 5Hz정도(분당 300회)로 추정된다.
이 정도면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영광일 정도로 수준급이다.
역시 일 잘하는 직원이 다리도 잘 떤다는 말은 사실이다.
다리떨기의 정의와 요건
그냥 다리를 움직인다고 다리떨기라고는 할 수 없고 고관절을 운동중심축으로 하고 슬관절 부위가 가장 많이 움직이도록 하는 것을 말하는데 아래와 같이 몇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다리떨기로 인정된다.
먼저, 떨림으로 인정하기 위하여는 적어도 2.5Hz(분당 150회) 이상은 되어야 한다. 여기에 미치지 못하면 떤다고 할 수 없고 움직인다고 해야 한다.
둘째, 수의운동이어야 한다. 떨림의 시작과 중단, Hz의 증감 등을 자유롭게 의지에 따라 할 수 있어야 하며, 중풍이나 극심한 피로, 발작 등으로 지멋대로 움직여서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는 것은 제외된다.
셋째, 지속성이 있어야 하는데, 필자의 기준으로는 적어도 5초 이상은 떨어줘야 떨기로 간주한다.
넷째, 앉은 자리에서 떨어야 한다.
서서 짝다리 짚고 떨 수는 있으나 이것은 다리떤다기 보다는 건방 떠는 것이며, 특히 첫째요건을 충족하기가 용이하지도 않다.
다리떨기의 사회적 인식
우리 사회에서 일반적인 나쁜 습관으로 인식되어 있으며, 복나간다고 하면서 어른들이 자제를 하게 한다. 사실 다리를 ‘달달달’ 떨고 있으면 보는 이로 하여금 불편하게 하고 이유없이 불안감을 확산시키기도 하며, 주변에서 집중하는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
일본에서도 "貧乏ゆすり‘라고 하여 입술뜯기와 손톱물어뜯기와 함께 대표적 나쁜 습관으로 간주하고 있다.
다리떨기의 다이어트 효과
모든 움직임은 근육을 사용하게 되고 근육을 사용하면 칼로리를 소모하여 살이 빠지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다리를 떠는 것이 다리살을 빼고 가늘어지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믿고 충심을 다해 떠는 여자들이 더러 있다고 하는데 과연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도움이 된다.
다만 1시간 정도 작심을 하고 땀이 흐를 정도로 떨어 주어야 하며, 피부가 늘어나는 것은 각오하시는 것이 좋겠다.
다리떨기는 정말 도움이 안되는 나쁜 습관에 불과한가
일단 중국에서는 다리떠는 것을 일상적인 체조정도로 보고 기흐름에 도움이 되어 나쁜 습관으로 보지 않는다고 한다는 말은 들었으나 확인되지 않았고, 떵샤오핑이나 시진핑, 원자바오가 다리 떠는 것은 본 기억이 없고 그들이 기막힌 사람이라는 기사도 못봤다.
그리고 복이 무릎에 붙어 있다는 것과 복의 접착력이 약하여 떨림으로 떨어진다는 증명이 먼저 나오지 않는 한 복나간다는 것도 근거없다고 봐야 하며, 운동효과 또한 미미하다고 하니 최근까지 대세는 나쁜 습관으로 기우는 경향이다.
그러나 다리떨기가 전두엽발달에 도움이 되며, 초조와 긴장을 줄여주고 뇌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http://www.brainmedia.co.kr/brainWorldMedia/ContentView.aspx?contIdx=9253)
스스로 머리가 나쁘다 생각되면 규칙적으로 시간을 정하여 떠는 것도 고려해볼 만 하다.
머리는 충분히 좋으니 그만 떨고 싶어요
다리떨기 습관을 멈추는 것이 쉽지 않다며 그 방법에 대한 관심들이 생각보다 많다.
수 많은 방법이 있으나 가장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는 몇 가지만 제안한다.
먼저, 압정법이다.
책상 밑에 압정을 붙여 두거나, 의자에 놓인 쿠션 아래에 일정한 깊이에 압정을 묻어두면 효과가 좋다. 긴 설명은 필요없는 방법이다.
첫 번째 방법은 효과가 좋으나 출혈을 동반하므로 출혈이 두려운 사람에게는 119법을 추천한다. 책상아래에 누름스위치를 부착하고 책상 위에는 119 구급차량에 사용하는 비상경광등을 설치해서 스위치와 연결하도록 하면 하루나 이틀 사이에 고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붕대법을 추천한다.
그냥 말 그대로 의자에 무릎부위를 꽁꽁 동여매어 두면 된다.
다리떨기로 세계적 명성을 얻는 법
다리떨기를 너무 좋아하고 어느 누구보다도 잘 떨 자신이 있는 사람에게는 세계적 명성을 얻을 방법이 있다.
연습을 부단히 한 다음 주변 어느 누구보다도 빠른 속도라는 자신감이 생기면, 다리떨기 기록을 작성하고 기네스협회에 연락하여 세계최초기록 등록을 요청하면 된다.
참고로 저자는 사무실에서 팀별 다리떨기 대회를 한번 실시해 보는 것을 고민중이다.
빨리떨기와 오래떨기, 그리고 복식경기를 조합하면 다양한 경기가 나올 듯 하다.
2013. 1. 28 맑은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