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선물
경욱이는 파랑새 유치원에 다니는데 바다반입니다.
윤석이도 파랑새 유치원을 나왔고 역시 바다반이었습니다.
경욱이는 윤석이의 후배임에 대하여 대단한 긍지를 가지고 자랑하기를 서슴치 않습니다.
사실 지금 담임선생님도 윤석이 선생님이셨으니까, 후배치고는 제대로 된 후배이지요.
몇 달 전부터 경욱이는 유치원에서 착한 일 했을 때 주는 카드를 모았습니다.
카드를 모으면 유치원에서 시장을 열 때 그 카드로 물건을 살 수 있다고 하며, 경욱이는
엄마와 나 그리고 윤석이에게 선물을 사주겠다고 공언을 해왔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 시장을 열었고 경욱이는 그때까지 모은 카드 여섯 장으로 물건을 사 가지고
왔습니다.
자기가 가지고 놀 비눗방울 1통, 줄을 감아서 돌리는 줄팽이 두 개(선배인 윤석이에게 하나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필통하나를 사 가지고 왔습니다.
"김경욱~ 아빠 선물은 없어?"
저녁때, 짐짓 물어오았습니다.
"아이 씨이~. 아빠랑 엄마꺼 살려고 했는데, 아이들이 갖고 노는 거 뿐이라서 살 수 없었어."
경욱이는 엄청 미안해 합니다.
그러더니 TV위에 있던 돼지 저금통을 가지고 옵니다.
"아빠 이 돈으로 엄마하고 아빠 옷 사 입어도 돼."
^___________________^;;
경욱이의 어버이날 선물은 지난 금요일에 벌써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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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욱이가 사준 줄팽이를 갖고와서 윤석이에게 팽이돌리기를 가르켜 줍니다.
'먼저 팽이 꼭지에다 줄을 이렇게 감은 다음, 줄은 시계반대방향으로 균일한 힘을 가하면서
가지런하게 감아서, 줄을 끝을 손에 한번 감은 다음 U자모양으로 팽이를 던지면 된다.'
직접 시범을 보이면서 돌려보였습니다.
줄팽이는 씽~ 소리까지 내면서 힘차게 돕니다.
그리고 줄을 감아서 손 위로 던져올리기, 공중에서 팽이를 돌려서 손바닥에 얹기 등의 몇가지
묘기(?)를 시범보이고는 윤석이에게 주었습니다.
윤석이는 팽이를 갖고 시계를 쳐다보면서 줄을 감기 시작합니다.
사실 줄팽이 돌리기는 줄을 감는 것이 힘들어 어린 꼬마가 하기는 벅찬 일입니다.
줄을 감을 때, 처음에는 탄탄하니 힘을 주며 감다가, 차츰 힘을 조금씩 빼면서 줄이
흐트러지지 않게 가지런히 감아야 합니다.
줄을 감다가 힘이 조금 더 들어가면 금방 줄이 흐트러져버리고, 그러면 팽이는 절대로 돌지 않지요.
그렇게 윤석이는 시계 앞에서 20분을 낑낑대더니 드디어 팽이돌리기에 한번 성공합니다.
그러나 줄감기와 팽이 던지기가 어려운지 또 연거푸 실수를 합니다.
TV도 안보고, 간식도 먹지 않고 시계와 팽이를 연거푸 쳐다보면서 열중을 합니다.
그렇게 두시간 정도 지나더니, 곧잘 팽이를 돌리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경욱이가 탑블레이드 팽이를 가지고 와서 싸움을 하자고 덤빕니다.
두 녀석은 저녁 늦게까지 팽이를 갖고 놀았습니다.
윤석이에게도 어버이날 선물을 미리 받았습니다.
윤석이는 장점이 많으나, 끈기를 보여주지 못해서 늘 걱정이었는데, 두 시간이나 집중을 하는
끈기를 보여줬으니까요....
다음날 아침에 청소할 때 보니, 우리집 거실바닥은 곰보투성이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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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리꽃입니다.
콩과식물입니다.
싸리는 시골생활에서 참 긴요하게 쓰입니다.
싸리로 소쿠리도 만들고, 지게 위에 얹는 바지게도 만들고, 병아리를 가두는 병아리장도 만들고, 빗자루도 만듭니다.
그리고 화력이 좋아서 火木으로도 요긴하며, 꿀이 많아서 蜜源으로도 쓰입니다.
싸리로 불을 피우면 연기가 나지 않아서 게릴라전에서는 필수적인 땔감으로 사용되었다고도 합니다.
그리고 운문사에 있는 법당의 기둥이 싸리나무로 되었다는데, 너무 굵어서 믿어지지는 않았습니다.
2002. 5. 6 맑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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