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없는 길


佛法이란 어려운 길이 아니다.
세 살 아이도 능히 아는 못된 짓을 하지 아니하고 一切를 善에 어긋나지 않게 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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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은 꿈에서 나그네와 말하고
나그네는 꿈속에서 주인과 말하네
말하는 이 꿈속의 두 나그네
역시 꿈속의 사람이지

- 청허 휴정 / 三夢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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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사람에게 밤은 길고
피곤한 나그네에게 길이 멀듯이
진리를 모르는 어리석은 이에게
생사의 밤길은 길고 멀어라

부처의 법구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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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竹) 그림자 뜰을 쓸어도
먼지 하나 일지 않고
달(月)이 물 밑을 뚫어도
물위에 흔적조차 없다.

야보(冶父)의 금강경송(金剛經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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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우리의 영혼에 때(坵)룰 입힌다.
그러므로 부처는 다섯 가지 계율로 '거짓말을 하지 말 것(不妄語)'을 엄격하게 강조하였던 것이다.
선의의 거짓말이건, 악의의 거짓말이건 모든 거짓말은 영혼을 더럽히고 믿음을 균열시킨다. 거짓말은 마약이나 알콜처럼 우리를 중독시킨다. 마약중독보다 거짓말의 중독이 더 심각한 분열을 초래한다. 약물의 중독은 한 개인에 그치지만 거짓말의 중독은 온 사회의 불신을 초래한다. 오늘날 이 사회의 고질적인 혼란과 서로를 믿지 않는 불신의 원인은 특히 배운 자, 똑똑한 자, 가진 자들의 거짓말 때문이다. 거짓말에 중독된 사람은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의식하지 못한다.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은 자신이 유쾌한 유머를 잘 하는 사람, 머리회전이 빠른 재치있는 사람쯤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거짓말의 중독에서 해방되는 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뿐이다. 알콜중독에서 해방되는 길이 알콜을 끊는 일인 것처럼. 그러나 무엇보다 자신이 거짓말의 환자이며, 거짓말의 중독자임을 자각하는 일에서부터 거짓말의 병은 치료되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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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인간에게는 두 가지의 마음이 있다.
하나는 시작 없는 옛적부터 인간의 마음속에 들어 있는 미묘하고 밝은 참마음이다. 그런데 부모가 태어나기 전부터,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있어왔던 이 참마음을 인간들이 어리석어 깨닫지 못하고 보고, 듣고, 깨닫고, 느끼고, 경험하고 분별하는 망상만을 마음으로 느끼고 이에 집착함으로써 윤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생사의 수레바퀴에서 반연하고 있는 것이다.'

아난다가 알고 있는 마음은 다만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 아난다는 생각을 참마음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생각이란 그때그때 대상과의 인연에 따라 떠오르는 인식에 지나지 않는다. 이 생각은 수 많은 억겁에서 이루어진 티끌에 지나지 않는다.
생각은 생각을 낳고 망상을 낳으며, 환상을 낳고, 집착을 낳고, 욕망을 낳는다. 생각은 본능과 밀접해 있어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심연으로 이끄는 미끼와도 같다. 인간의 마음속에는 수억만 개의 생각이 들어 있다. 이 생각은 그 사람이 살아 전생의 인연에서 비롯된 파편들이다. 한 마음의 증오도 결코 그대로 사라지는 법이 없다. 한 마음의 증오도 그대로 사라지지 않고 수천 개의 파편으로 폭발하여 그 사람의 마음속에서 생각을 이룬다. 한 마음의 자비심도 사라지는 법이 없다. 한 마음의 자비심도 그대로 사라지지 않고 수 천 개의 파편으로 폭발하여 그 사람의 마음속에서 생각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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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시비를 낳고, 생각은 분별을 낳으며, 생각은 나와 너를 구분하며, 생각은 관념을 낳는다. 생각은 욕망을 낳고, 생각은 망상을 초래하며, 생각은 편견을 낳고, 생각은 선입견을 초래한다. 생각은 아집을 날고, 생각은 분노와 공포를 낳는다. 그리하여 생각이 때로는 천국이 되며, 때로는 지옥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마음의 거울 위에는 때가 끼고 먼지가 묻지 않을 것이다. 무수히 날아 다니는 생각의 잠자리 떼를 물리치기 위해 손으로 뿌리쳐 끊으려 하고, 칼을 들어 일일이 베려 한다면 그는 보다 큰 생각의 잠자리 떼와 맞부딪쳐 마침내 비참하게 쓰러지게 될 것이다,
어둠을 물리치기 위해 칼을 들어 어둠을 상대로 베고 찌르면서 싸움을 벌일 필요는 없다. 그저 가만히 불을 켜들면 그만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일어나는 생각의 잠자리 떼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외계를 향한 여섯 가지 감각기관의 문을 가만히 닫아버리는 일일 것이다.
그리하여 소리는 울리나 이를 듣는 마음이 없으므로 빈소리에 지나리 않을 것이며, 향기는 있으나 이를 맡으려 하는 마음이 없으므로 잠자리의 빈 날개짓에 불과할 것이다. 형상은 있으나 이를 보는 눈이 끊어졌으므로 사물은 다만 색(色)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선정에도 들지 않고, 잠에도 들지 않으면서 바로 눈앞을 지나가는 수레룰 보지 못한 이구수 나무아래의 부처처럼 초월의 길에 들어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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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희는 저마다 자기자신을 등불로 삼고 자기만을 의지하여라. 진리를 등불로 삼고 진리에 의지하여라. 이밖의 다른 것에 의지해서는 안된다. 이 가르침대로 행동한 다음, 설사 내게서 멀리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그는 항상 내 곁에 있어 나와 함께 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모든 것은 덧없다. 게으르지 말고 정진하라."
- 부처의 유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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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하나로 비롯되는 것
하나 또한 지키려 하지 마라
한 생각이 일지 않으면
만법에 허물이 없으리
(二由一有 一亦莫守 一心不生 萬法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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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이 좋은 햇님, 매일매일이 좋은 달님" - 마조선의 핵심
도는 닦아 익힐 필요가 없다. 오직 더러움에 믈들지 않으면 된다. 더러움에 물든다는 것은 무슨 말인가. 나고 죽는다는 생각을 염두에 두고 일부러 별난 짓을 벌이는 것을 바로 더러움에 물든다고 하는 것이다. 단번에 도를 이루고 싶은 생각이 있는가. 평소의 마음이 바로 도이다(平常心是道). '평소의 마음'이란 어떤 마음인가. 그것은 일부러 짐짓 꾸미지 않고 이러니저러니 가치판단을 하지 않으며 마음에 드는 것만을 좋아하지도 않고 단견상견(斷見常見)을 버리며 평범하다느니, 성스럽다느니 하는 생각과 멀리 떨어져 있는 그런 마음을 가리킨다.
범부처럼 행하지 않고 성인 현자처럼 행하지 않는 것이 바로 보살행인 것이다
(非凡夫行 非聖賢行 是菩薩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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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법을 구하는 사람은 구하는 것이 없어야 한다. 마음 밖에 부처가 따로 있지 않으며 부처를 떠나 따로 있는 마음도 없다(心外無別佛 佛外無別心). 선을 취하려 하지마라. 악을 버리려 하지도 마라. 깨끗함과 더러움, 그 어느 것도 믿어 의지하지마라. 죄의 본질을 텅 비었다. 이러한 사실을 깨달으면 쉬지 않고 오가는 번뇌의 고리도 끊어져 버린다. 번뇌라는 것도 고정적인 본질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까닭에 일체의 세계는 오로지 마음 뿐이며 모든 현상은 결국 일법(一法)이라는 도장으로 모양지어 찍어낸 도장자국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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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서로 사귄 사람에게는
사랑과 그리움이 생긴다.
사랑과 그리움에는 괴로움이 따르는 법.
연정에서 근심 걱정이 생기는 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숲속에서 묶여 있지 않은 사슴이
먹이를 찾아 여기 저기 다니듯이
지혜로운 이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욕망은 실로 그 빛깔이 곱고 감미로우며
우리를 즐겁게 한다.
그러나 한편 여러 가지 모양으로
우리 마음을 산산이 흩트려놓는다.
욕망의 대상에는
서로 다투려는 철학적 견해를 초월하고
깨달음에 이르는 길에 도달하여
도를 얻은 사람은
'나는 지혜를 얻었으니
이제는 남의 지도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알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탐내지 말고, 속이지 말며,
갈망하지 말고, 남의 덕을 가리지 말고,
혼탁과 미혹을 버리고
세상의 온갖 애착에서 벗어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세상의 유희나 오락
혹은 쾌락에 젖지 말고
관심도 가지지 말라.
꾸밈없이 진실을 말하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물 속의 고기가 그물을 찢듯이
한번 타버린 곳에는
다시 불이 붙지 않듯이
모든 번뇌의 매듭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마음속의 다섯 가지 덮개(五蓋)를 벗기고
온갖 번뇌를 제거하여 의지하지 않으며
애욕의 허물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최고의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 정진하고
마음의 안일을 물리치고
수행에 게으르지 말며
용맹 정진하여 몸의 힘과 지혜의 힘을 갖추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애착을 없애는 일에 게으르지 말며,
벙어리도 되지 말라.
학문을 닦고 마음을 안정시켜
이치를 분명히 알며 자제(自制)하고 노력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빨이 억세고 뭇짐승의 왕인 사자가
다른 짐승을 제압하듯이
궁벽한 곳에 거처를 마련하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자비와 고요와 동정과 해탈과 기쁨을
적당한 때를 따라 익히고
모든 세상을 저버림 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탐욕과 혐오와 헤맴을 버리고
속박을 끊어 목숨을 잃어도 두려워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남전대장경(南傳大藏經)의 시경(詩經,숫타니파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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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7월 어떤 이에게서 책 한 질을 선물받았습니다.
최인호가 지은 "길 없는 길"이란 소설책이었습니다.
모두 4권으로 이루어진 책인데, 조선왕조의 피를 이어받은 강빈이라는 대학교수를 매개로 경허스님의 일대기와 부처님 그리고 유명한 선사님의 일화를 엮어나간 책입니다.
스토리 전개는 그리 탄탄한 느낌을 받지 못했으나, 다만 군데군데 번개불처럼 빛나는 일화나 경구가 마음에 들어 4번 정도 읽었습니다.
위 글은 그 책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을 발췌한 것입니다.
저는 원래 특별한 종교를 신봉하지 않으나 부처님 오신 날이라기에 위 글을 올려보았습니다.
시간나실 때 한 구절씩 씹어 먹으면 깊은 맛이 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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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가 그린 그림입니다.
이중섭의 "소"만큼이나 힘찬 느낌이 좋았습니다.

2002. 5. 18 맑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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