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윤석이가 쇼파에서 책을 보고 있습니다.

저는 그 옆에서 TV를 보고 있습니다.

마눌은 늦은 저녁 식사후 설거지를 하고 있습니다.

경욱이는 이방 저방(방이 두 개라서-_-;;)과 거실을 일없이 어슬렁거립니다.

그러다 책을 읽는 윤석이에게 가서 집적대기 시작합니다.

10초 내에 뭔 일이 생길 예감을 하면서 그냥 TV를 봅니다.


"퍽~ "(윤석이가 발로 경욱이를 찰 때 나는 소리)

"으아앙~ "(경욱이가 얻어 터지고 약간의 인타발 - 1초내지 1.2초 - 이 있은 후에 나는 소리)


머리 속에서 계산을 해 봅니다.

아부지는 공평해야하고 타당한 심판관이 되어야 합니다.

1. 먼저 원인제공을 한 경욱이가 잘못이 있다.
2. 그러나 구타를 시작한 윤석이도 잘못이 있다.
3. 원인제공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제공된 원인에 합당한 행위를 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4. 경욱이의 원인제공행위는 그냥 윤석이가 보는 책장을 넘기려 한 행위이다.
5. 윤석이의 행위는 손으로 미는 정도의 것이 아니라 발길로 가슴팍을 걷어찬 것이다.
6, 윤석이가 침해당한 법익은 독서방해이다.
7. 경욱이가 침해당한 법익은 심한 충격과 놀라움 그리고 비자발적인 수분 및 염분상실이다.
8. 원인제공을 한 경욱이가 잘못을 하였다고 하나 윤석이의 행동은 지나친 과잉과다대응이다.
9. 형법상 정당방어는 무죄이나 과잉방어는 처벌을 받늗다.
10. 윤석이는 유죄이다.
11. 경욱이도 유죄이나 이미 충분한 처벌을 받았다.

아부지가 될려면 생각도 빨리 해야 합니다.

결국 윤석이는 거실에서 손을 들고 벌을 섭니다.

윤석이 입은 거짓말을 수 십번 한 피노키오의 코처럼 길죽하니 튀어나와 있습니다.

잠시 화장실 다녀 옵니다.

화장실에서 나올 때 경욱이가 달려와서 한 마디 하고 그 결과는 경욱이도 손을 듭니다.

경욱이가 한 말입니다.

"아빠~ 형아가 아까 팔을 잠시 내렸어~"

이걸 본 윤석이는 소리 죽여 킥킥대며 웃다가 프라스틱 의자를 덤으로 들고 있습니다.

경욱이도 낄낄거리다 의자를 덤으로 받습니다.

마침 집에는 아동용 프라스틱 의자가 두개 있습니다.

한참을 지나면 두놈 얼굴이 푸르죽죽하니 변합니다.

그러면 저는 취조를 합니다.

"김윤석~ 너희들 왜 벌을 서니?"

"경욱이가요 책보는데 방해를 해서요~"

"그래~ 그럼 좀 더 들고 있어."

또 '좀 더' 지난 다음 똑같이 묻고 윤석이는 대답을 합니다.

"제가 경욱이 때려서요~"

경욱이도 대답을 합니다.

"형 책보는 거 방해하고 고자질해서요."

그 다음에 두 놈은 손을 내리고 악수를 합니다.

그리고 두 놈은 다시 뒤엉켜 로봇놀이를 하다가 방안으로 쫒겨 들어갑니다.

방안에서 두놈이서 진지한 토론(로봇이야기, 디지몽이야기, 미니카 이야기)을 10분간 더한

다음 조용해 집니다.

내일이나 모래쯤 똑 같은 풍경이 벌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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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동안 쉬었습니다.

쉬는 동안 식구가 세 분이나 늘었네요.

앞으로 종종 쉬어야겠습니다. ^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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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꽃입니다.
초가지붕과 잘 어울리지요.
여름 해가 너무 길어 저녁밥을 지을 때를 맞추기 힘든 예전에 저녁 5-6시 정도가 되면
박꽃이 피어 이 것을 보고 밥을 하였다고 합니다.
박은 꽃도 속도 눈부시게 하얗습니다.
박속은 맛있는 나물로 무쳐지고 나중에 여문 다음 박껍데기는 바가지로 사용하였습니다.

* 생활상식
수박을 사서 쪼개보면 수박 가운데가 약간 벌어진 공간이 있는 것들이 있지요?
그 수박은 박을 심어서 그 뿌리에 수박을 접붙인 수박으로서 박수박이라고 합니다.
박수박은 씨가 적고 씹는 맛이 좋긴 하나 당도는 다소 떨어집니다.



박꽃 피는 시간에

신현득

박꽃 피는 걸 보고
엄마는 저녁쌀을 안치고.
저녁 연기 나는 걸 보고
하늘은 빨간 놀을 펴고

하늘의 놀을 보고
아빠는 들에서 연장을 챙기고

아버지 돌아오신 걸 보고
제비는 식구끼리
제 집에 들고


2001. 7. 27 맑은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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