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퇴근하여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 섰지.

어떤 중년 아저씨가 엘리베이트를 기다리고 있더라구. (하긴 나도 중년아저씨긴 하지만..)

엘리베이터가 내려와서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

그냥 조용히 열리더라.

그 아저씨가 먼저 타고 나도 따라 탔지.

그 아저씨는 9층에 사시더라, 난 8층에 사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하니?

9층 누르길래 알았지 뭐.

9층을 누르더니 날 한번 흘끔 쳐다보더라.

몇 층 가는지 모르지만 왜 안누르느냐는 듯이.

그냥 옆에 서 있었어.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지 아니?

당연히 8층에는 서지 않고 9층에 섰지.

그리고 아저씨가 내리고 나도 따라 내렸지.

계단으로 한 층을 내려와서 집에 갔어.

그게 어제 엘리베이트에서 있었던 일의 전부야.

그게 뭐 어쨌냐구?

그냥 이렇게 한번 따라해보라구.

좋잖아.

에너지 절약이니, 운동이니 이런  거창한 이유는 없어.

그냥 그렇게 하는 것이 나쁘지는 않은 것 같아서 언제부터인가 하는 버릇이야.

그 아저씨가 7층이었으면 어땠을지 궁금하다고?

그래도 안눌렀지.

그건 또 왜냐구?

그냥 그게 편해서..

오늘 이야기 이게 다야.

따라 하고싶은 사람 있으면 따라해도 지적소유권 따위 안따질께.


2004. 2. 12  맑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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