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오래 된 일이네요.

제가 63빌딩에 근무할 무렵이니까 5-6년은 되었나봐요.

그때도 지금처럼 구케으원을 청바지 소 떼 보듯이 하였지요.

(리바이슨가 하는 청바지 광고를 보니까 소 떼를 완전히 무시하더라구요)

출근하여 엘리베이터를 탔지요.

알 만한 구케으원 한 명과 그 똘마니 하나, 그리고 회사원 두세분이 타고 있데요.

그 구케으원은 63빌딩 위에 있는 호화 한식당에 가는 길인 듯 했지요.

또 모르지요, 돈 받으러 가는지....

엘리베이트에서는 뒤쪽이 상석인데, 그 구케으원은 성격이 급한지 오른 쪽 입구 쪽에 붙어 서 있었지요.

저는 왼쪽 입구 쪽에 서 있었구요.

삼십 몇 층인가에 문이 열리고 회사원 한 분이 내렸지요.

잠시 있다가 문이 닫힐려는 순간에 누군가 엘리베이트를 타기 위해 뛰어 오면서 “잠깐만요~” 하는 소리가 들리데요.

그 순간 구케으원이 문이 닫히지 않도록 스위치를 누르다가 잘못 눌러서 닫히는 스위치를 누르고, 뛰어오던 사람은 TRY 광고만 찍고 말았지요.

그 구케으원은 무안한지 저를 힐끔 보데요.

그래서 한 마디 했지요.

“으원님~ 'CLOSE'는 닫히는 거구요, 'OPEN"이 열리는 겁니다.”

“허허~  그 정도는 나도 알아요”

얼굴이 벌개지면서 대답하길래, 친절하게 하나 더 알려주었지요.

“영어가 어려우면요, 빨간 거는 닫히는 거고, 초록색은 열리는 거로 기억하시지요”

“허허~ ..........”

 

뒤에 있던 보좌관과 눈이 마주쳤는데 빙긋 웃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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