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에 봄비가 잠깐 보이더라.
출발선상에서 팽팽하게 출발신호를 기다리는 단거리 선수처럼,
겨우내 울 속에 갇혀 지내다 봄을 맞은 준마처럼,
약간의 자극만으로도 머리를 내밀 준비를 하던 새싹들에게 오늘의 몇 방울 봄비가 팽팽한 긴장을 일시에 무너뜨리는 신호가 되어, 며칠 지나지 않아 온 세상은 다투어 머리를 내민 연두색 새싹들의 향연이 울릴 것 같다.
계절의 모퉁이에 서면 항상 자연의 흐름은 언제나 그랬듯이 인간사의 오욕칠정과는 무관하게 무심히 지나감을 느낀다.
인간은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그지 못한다고 함도 이런 말일 것이다.
언제나 봄은 늘 새 봄이었듯이, 우리네 이 봄도 새봄이기 기대해본다.
잘 지내지?
세상사에 쫒긴 것인지, 세상사를 쫒는 것인지는 몰라도 참 오랜만에 연락해본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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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내리기에 오랜만에 친구에게 편지 한 줄 보냈습니다.
2004. 3. 17 맑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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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의 답글이 와서 한번 올려 봅니다. ^^;
제 목 휴대폰은 와 꺼 났어
보낸이 "소리와 춤꾼"
받는이 <ksg4u@hanmail.net>
그래 봄이다. 그리고 비도 온다.
그란디 앞에 적은 말이 너무 난해하다.
전화 함 쌔리 볼라 했더만, 휴대폰도 꺼져 있고
글 읽거덩 바리 한통 쌔리라.
너무 멀리 있으니. 참 얼굴도 못보고 쐐주도 못마시고
그러나. 항시 맘은 일정타.
앞으로 내 맨키로 이렇게 간단명료하게 적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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