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鬼神)

다들 아시죠?

일반적으로 육체를 떠난 영혼으로서 일반적으로 눈에 보이지 아니하나 가끔씩 사람이나

짐승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는 존재로서,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기이한 조화를

부리고 사람에게 화(禍)나 복(福)을 준다고 믿어지는 대상을 말합니다.


귀신이 형상화되는 대상을 분석하면 인간의 형상으로 나타나는 비율이 89.73%, 짐승의

형상으로 나타나는 비율은 9.12%, 사물로 나타나는 비율은 1.07%이며, 0.08%는 소리나

냄새로 나타나나 이것은 통계적으로 무시해도 될 정도입니다.

* 이상은 맑은날이 저술할 예정인 '상대적이고 또 상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에서

인용하였으며, 半人半獸는 사람으로 분류하였습니다

사람에게 화나 복을 주는데 대부분은 화(禍)를 주며 이 또한 비율로 환산할 수 있으나 숫자에

둔감한 독자를 위하여 생략합니다.



우리나라에 전래적으로 흔히 알려진 귀신으로는 처녀귀신, 몽달귀신, 빗자루귀신, 달걀귀신,

씻나락귀신 등이 있으며, 몇 년 전에 만득이귀신이 창궐하여 중원을 평정하는가 했더니

더러는 창틀에 끼어죽고, 더러는 화장실에 빠져죽어 최근에 자취를 많이 감춘 상황입니다.

최근 심령학자가 분석보고한 자료에 의하면 처녀귀신의 38.6%는 호적상으로만

처녀귀신이고, 7.2%는 수술에 의한 처녀귀신이어서, 순수한 숫처녀귀신은 54.2%에 불과하다고

하며, 총각귀신인 몽달귀신은 무려 69.3%가 호적상으로만 총각귀신이라고 합니다.

이상은 귀신에 대하여 상식수준의 일반적인 고찰을 하였습니다.


참!!!

씻나락귀신에 대하여 한가지만 더 설명하지요.

씻나락 귀신은 주로 겨울철과 봄철에 활동하며 주 활동무대는 시골의 뒤주가 됩니다.

굳이 이렇게 씻나락 귀신에 대하여 별도로 고찰하는 이유는 '씻나락이 뭔 말이지??'라는

분을 위해서입니다.

벼를 다른 말로 나락이라고 합니다.(물론 나락은 지옥이란 다른 뜻도 있습니다)

따라서 씻나락은 파종하기 위하여 따로 보관하는 특별히 잘 여문 나락(볍씨)을 말하지요.

스산한 겨울밤 또는 안개가 내리는 봄날 깊은 밤에 뒤주에서 들려오는 씻나락 귀신이

나락 까먹으면서 중얼거리는 소리~~~~~~~

얼마나 귀기스럽고 겁이 납니까??~~~~~~~~~~~



대부분 어릴 적에는 귀신과 친하게 지냅니다.

요강에는 요강귀신이 있었고, 외양간에는 외양간귀신이 있었고, 앞산에는 총각귀신, 뒷산에는

처녀귀신이 있었습니다.

물론 화장실에는 휴지귀신도 있었지요.

어른이 되면서 귀신과 좀 멀어지나 했는데, 결혼하고 아들을 낳고 그놈들이 말을 할 때부터

다시 귀신과 가까워졌습니다.


지금 우리 집에는 귀신이 네 마리(네명?) 살고 있습니다.

컴퓨터귀신, 만득이귀신, 소리귀신, 아귀귀신............

아귀는 아이들이 별로 무서워하지 않는 불쌍한 귀신인데, 예전에 한번 이야기 했으니까

생락합니다.



먼저 컴퓨터 귀신입니다.

이놈은 우리 작은방 컴퓨터에서 주로 활동하는 귀신인데, 밤 열시가 되면 활동을 개시합니다.

밤 열시가 넘어서 어린아이가 컴퓨터를 하고 있으면, 컴퓨터귀신이 모니터에서 나와서 아이를

컴퓨터 속으로 끌고 가버리지요.

컴퓨터 속의 인물 대부분은 이렇게 끌려들어간 아이들이지요.

그래서 우리집 아이들은 컴퓨터를 하다가도 "밤 열시야."하면 부리나케 컴퓨터를 끕니다.

이때 대부분 정상적인 종료를 하지 않아서 컴퓨터 손상이 많은 편입니다.^^



그 다음에 나타나는 귀신은 만득이 귀신입니다.

잠자리에 아이 둘을 데리고 누우면, 아이들은 만득이 귀신이야기를 해 달라고 조릅니다.

그러면 수 십 번은 했던 이야기와 약간의 변형을 가한 만득이 귀신이야기를 하지요.

그러다 잠자리에 들 시간이 한참이나 지났는데도 아이들이 떠들면 그때 소리귀신이 나타납니다.



소리귀신은 밤 늦은 시간에 아이들이 무슨 소리를 내면 나타나는 귀신이지요.

특히 말을 할 경우에는 어김없이 나타난답니다.

다만 어른이 말할 경우와, 어른이 아이에게 질문을 하여 그에 대한 대답을 할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지요.

사실 아직까지 아이들이 소리귀신이 나타날 시간에는 말을 하지 않아서 그 귀신을 본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어제 집에 가보니 경욱이가 귀신 하나를 더 데리고 와 있었습니다.

이름은 '야광귀신'인데 그 귀신은 밤에 어둠을 타서 현관에 나타나며, 어른들의 신발을

모조리 훔쳐가 버리는 지저분한 귀신입니다.

어제 퇴근하여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현관문 안에 걸려있던 프라스틱 바구니가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아내에게 뭐냐고 물으니까 야광귀신을 막는 비책이라고 합니다.

경욱이가 어제 밤 여덟시쯤 되니까 잔뜩 긴장한 얼굴로 엄마를 찾더랍니다.

그러더니 다짜고짜 "체 바가지"를 달라고 하더랍니다.

왜 그러냐고 묻자 그걸 현관에 걸어놓아야 '야광귀신'이 엄마 아빠 신발을 안 훔쳐간다고

하면서 '체 바가지'를 달라고 난리를 피워서 프라스틱 바구니를 주니까 그걸 현관 손잡이에

걸어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경욱이가 어제 유치원에서 귀신이야기를 하나 들었나봅니다.

문득 좋은 생각이 뇌리를 스칩니다.

야광귀신은 '체 바가지'를 걸지 않아도 현관에 신발이 가지런하게만 정리되어 있으면 신발을

못 훔쳐가는 캐릭터로 만들어야 겠습니다. ^^;;



동화와 신화와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아이들......

언젠가는 현실만 남게 되겠지만, 그래도 동화와 신화와 꿈을 오래도록 간직했으면 좋겠습니다.

2001. 11. 9 맑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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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나무가 어떤 나무인지 그림보고 아신다면, 나무에 관심이 많거나 눈썰미가

참 좋으신 분입니다.

아래나무는 화살나무입니다.

키는 많이 자라야 1-2미터 정도되는 낙엽 관목입니다.

여름철에 나무줄기가 초록색이었다가 겨울이면 갈색으로 바뀌며, 나무줄기를 따라서

화살 끝에 달린 깃털모양으로 코르크 재질의 날개가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화살나무라고 부른답니다.

아래 그림 제목은 "화살나무의 겨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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