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豪奢)

 

금빛 곱고 기운 장한 황소에

금으로 만든 쟁기를 매어

금밭을 깊게 갈아

고랑마다 산도(山稻)를 심으면

금으로 된 쌀이 날거야.

 

황칠나무 장작으로

불땀 좋게 밥을 짓고

금빛 누룽지 푹푹 끓여

금빛 노을을 커튼으로 걸어두고

금빛 대나무 평상에 상을 차려

내 님에게 밥상 한번 차려 주고파

내 님에게 호사 한번 해 주고파

 

                     2012. 6. 12  맑은날

 

 

지인께서 멋진 노을 사진을 선물로 보내왔습니다.

황금빛 노을을 찍었는데 그 노을을 투영하는 잔잔한 바닷물도 황금빛으로 물들었습니다.

황금빛 노을은 잔잔한 바다의 은결에 반사되며 이랑과 고랑으로 노닐었습니다.

금빛 대변까지 내 님에게 보게 하렸는데 그건 차마...

 

산도(山稻)

밭에서 키우는 벼를 말합니다. 밭벼라고도 하는데 노동력에 비하여 수확량이 부족하여 산촌지역에서 제사상에 올릴 귀한 쌀을 얻으려고 더러 키웠는데 요즘은 거의 재배하지 않습니다.

 

황칠나무

엄나무의 사촌쯤 되며 줄기에 생채기를 내면 칠재료가 나오는데 이것을 칠하면 황금빛으로 번쩍이게 되는 귀한 나무입니다. 옛날 중국 조공품이었습니다.

 

은결

물결이 빛을 받아 반짝이는 것을 말하는 순 우리말입니다.

 

불땀

불의 화력을 말하는 순 우리말입니다.

 

이랑

밭을 갈았을 때 낮게 들어간 것을 고랑이라 하고 올라온 부분을 이랑이라 합니다.

고랑이 좁고 협소한 부분을 말하는데 쇠고랑도 이 말에서 비롯된 것으로 짐작됩니다.

 

대나무 평상

다리 네개(또는 여섯개)를 만들어 마당에 두고 사용하는 평평한 마루를 말합니다.

옮겨 사용할 수 있으며 더운 여름에는 이 곳에서 밥상을 차려 먹곤 하며, 한낮에는 그늘에 옮겨 쉬는 용도로 사용하기도 하고, 고추 등 곡물을 말리는데 사용하기도 합니다.

대나무로 만든 것을 대나무 평상이라 하는데 매끈한 감촉과 노란 색깔이 보기 좋은데 갈라지는 성질때문에 못질이 힘들도 사용하다가 힘이 쏠리면 쪼개지는 버릇이 있습니다.

 

맑은날

쾌청한 날씨를 말하는 순 우리말이자, 다음(daum)에서 가장 유명할 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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