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엔
서 정윤
눈 오는 날에
아이들이 지나간 운동장에 서면
나뭇가지에 얹히지도 못한 눈들이
더러는 하늘로 가고
더러는 내 발에 밟히고 있다.
날으는 눈에 기대를 걸어 보아도, 결국
어디에선가 한 방울 눈물로서
누군가의 가슴에
인생의 허전함을 심어주겠지만
우리들이 우리들의 외로움을
불편해 할쯤이면
멀리서 반가운 친구라도 왔으면 좋겠다.
날개라도, 눈처럼 연약한
날개라도 가지고 태어났었다면
우연도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만남을 위해
녹아지며 날아 보리라만
누군가의 머리 속에 남는다는 것
오래오래 기억해 주기를 바라는 것조차
한갓 인간의 욕심이었다는 것을
눈물로 알게 되리라.
어디 다른 길이 보일지라도
스스로의 표정을 고집함은
그리 오래지 않을 나의 삶을
보다 <나>답게 살고 싶음이고
마지막에 한번쯤 돌아보고 싶음이다.
내가 용납할 수 없는 그 누구도
나름대로는 열심히 살아갈 것이고
나에게 <나>이상을 요구하는
사람이 부담스러운 것만큼
그도 나를 아쉬워할 것이다.
보지 말아야 할 것은
보지 않으며 살아야 하고
분노하여야 할 곳에서는
눈물로 흥분하여야겠지만
나조차 용서할 수 없는 알량한
양면성이 더욱 비참해 진다.
나를 가장 사랑하는 <나>조차
허상일 수 있고
눈물로 녹아 없어질 수 있는
진실일 수 있다.
누구나 쓰고 있는 자신의 탈을
깨뜨릴 수 없는 것이라는 걸
서서히 깨달아 갈 즈음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볼뿐이다.
하늘 가득 흩어지는 얼굴.
눈이 내리면 만나 보리라.
마지막을 조용히 보낼 수 있는 용기와
웃으며 이길 수 있는 가슴 아픔을
품고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으리라, 눈오는 날엔.
헤어짐도 만남처럼 가상이라면
내 속의 그 누구라도 불러보고 싶다.
눈이 내리면 만나 보리라
눈이 그치면,
눈이 그치면 만나 보리라.
*******************************
눈 내리는 날에 잔잔한 감상을 갖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아련한 그리움을 갖지 않는 이가 또 어디 있으랴.
슬픔도 아닌, 그렇다고 기쁨도 아닌,
들뜸도 아니고 침울도 아닌..
눈처럼 가볍지만 건드리면 금새 눈물이 날 것 같은..
그런 그리움이 없는 이가 어디 있으랴.
눈은 하늘로 올라간 사람들의 소망이,
하얗게 응결되어 내리는 결정체인가 보다.
2007. 12. 18 맑은날.
서 정윤
눈 오는 날에
아이들이 지나간 운동장에 서면
나뭇가지에 얹히지도 못한 눈들이
더러는 하늘로 가고
더러는 내 발에 밟히고 있다.
날으는 눈에 기대를 걸어 보아도, 결국
어디에선가 한 방울 눈물로서
누군가의 가슴에
인생의 허전함을 심어주겠지만
우리들이 우리들의 외로움을
불편해 할쯤이면
멀리서 반가운 친구라도 왔으면 좋겠다.
날개라도, 눈처럼 연약한
날개라도 가지고 태어났었다면
우연도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만남을 위해
녹아지며 날아 보리라만
누군가의 머리 속에 남는다는 것
오래오래 기억해 주기를 바라는 것조차
한갓 인간의 욕심이었다는 것을
눈물로 알게 되리라.
어디 다른 길이 보일지라도
스스로의 표정을 고집함은
그리 오래지 않을 나의 삶을
보다 <나>답게 살고 싶음이고
마지막에 한번쯤 돌아보고 싶음이다.
내가 용납할 수 없는 그 누구도
나름대로는 열심히 살아갈 것이고
나에게 <나>이상을 요구하는
사람이 부담스러운 것만큼
그도 나를 아쉬워할 것이다.
보지 말아야 할 것은
보지 않으며 살아야 하고
분노하여야 할 곳에서는
눈물로 흥분하여야겠지만
나조차 용서할 수 없는 알량한
양면성이 더욱 비참해 진다.
나를 가장 사랑하는 <나>조차
허상일 수 있고
눈물로 녹아 없어질 수 있는
진실일 수 있다.
누구나 쓰고 있는 자신의 탈을
깨뜨릴 수 없는 것이라는 걸
서서히 깨달아 갈 즈음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볼뿐이다.
하늘 가득 흩어지는 얼굴.
눈이 내리면 만나 보리라.
마지막을 조용히 보낼 수 있는 용기와
웃으며 이길 수 있는 가슴 아픔을
품고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으리라, 눈오는 날엔.
헤어짐도 만남처럼 가상이라면
내 속의 그 누구라도 불러보고 싶다.
눈이 내리면 만나 보리라
눈이 그치면,
눈이 그치면 만나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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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날에 잔잔한 감상을 갖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아련한 그리움을 갖지 않는 이가 또 어디 있으랴.
슬픔도 아닌, 그렇다고 기쁨도 아닌,
들뜸도 아니고 침울도 아닌..
눈처럼 가볍지만 건드리면 금새 눈물이 날 것 같은..
그런 그리움이 없는 이가 어디 있으랴.
눈은 하늘로 올라간 사람들의 소망이,
하얗게 응결되어 내리는 결정체인가 보다.
2007. 12. 18 맑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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