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팔 바꾸고..........



직장생활하면 공식행사가 참 많습니다.

사장, 담당임원, 담당부장, 담당팀장이 주관하는 회의, 토의, 교육 등이 그것이지요.

심지어는 회식자리에서도 ‘건배제의’라는 이름으로 공식행사를 먼저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공식행사에 대하여 거부감이 있고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면 그러한 행사는 단체생활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이해되지만, 그런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괴롭고도 번거롭습니다.

또 그런 행사에 참석하면 줄곧 졸리고 무료하고 갑갑해하는 것을 보니 이것도 병인가 봅니다.

그래서 낙서하다가, 졸다가, 잡답하다가 종종 지적을 받습니다. ㅡ.ㅡ;




작년에 회사 상무님께서 제가 맡은 팀을 방문하였습니다.

학식과 인품, 경륜을 두루 갖추신 보기드문 그런 분이고 제가 직장생활하면서 존경하는 몇 안되는 분이십니다.

그런데 말씀이 조금 긴 것이 좀 그렇습니다.

그날 회식을 하는데, 상무님께서 건배제의를 하시겠다면서 잔을 들고 일어나셨습니다.

저희들은 채운 잔을 내밀고 있었지요.

그런데 그날따라 말씀이 길어집니다.


“..........결국 우리 회사의 미래는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상무님의 뒷 테이블에 앉은 저의 오른 팔이 저리고 떨려옵니다.

옆에 앉은 직원도 힘들어합니다.

나지막히 중얼거리면서 잔을 왼손으로 옮겼습니다.


‘자아!!  팔 바꾸고~~~~~~~~~~’


갑자기 옆에 앉은 직원이 웃음을 터뜨립니다.

상무님께서 빙그레 웃으시면서 한 말씀 하십니다.


“맑은팀장!  뭐 재미난 일 있어?”


~~~~~~~~~~~~~~~~~~~~~~~~~~~~


오늘은 부장님께서 조회를 하셨습니다.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강조하시고 평가에 대한 질책도 하십니다.

부장님께서도 말씀하시기를 즐겨하시고 또 잘하시는 편입니다.


“서비스에 대한 개념정립이 필요해요. 최00씨~ 서비스가 뭐라고 생각하나?”


갑자기 질문을 받은 제 옆자리의 최00씨가 버벅댑니다.


“서비스는................영어로 하면 ‘봉사’인데요, 자기 희생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그 답을 들은 부장님은 말씀을 이어 가십니다.

최00씨 옆자리에 앉은 저는 다이어리에 부지런히 뭔가를 적습니다.


‘서비스가 영어로 표현하면 『bong-sa』라고????,  그럼 우리말로는『서비스』인가??’


옆에 앉은 최00씨가 이것을 본 모양입니다.

갑자기 얼굴이 벌개지면서 웃음을 참느라 숨을 헐떡입니다.


~~~~~~~~~~~~~~~~~~~~~~~~~~


연일 추위가 기승을 부립니다.

오늘은 출근하는데 평소보다 34분 더 걸렸습니다.

바람이 워낙 심해서 차가 전진했다가 바람에 뒤로 밀리고 다시 전진하고 해서 그렇다고 하면 뻥인 줄 다 아실겁니다.

운전하시는 분은 뒤의 안전거리를 신경써야 겠습니다.


담 주면 설입니다

상쾌한 명절을 지내시길 빕니다.


2005. 2. 2  맑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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