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지다

 

봄이 턱까지 차올랐다.

여린 매화에 뭍어 왔다가 대추나무

가지에 늦은 싹을 틔우고 떠났다

 

우산없이 꽃 비를 맞은 청춘은

온몸으로 호된 몸살을 앓았다

나이 많은 몇은 밭은 숨을 내쉬다

어깨로 마지막 숨을 몰아쉰 뒤

낙화하는 복사꽃따라  떠났다.

 

봄도 사람이 살아야하는 계절

갖은 음모와 시기와 질투는 여전했고

제대로 썩은 냄새는 천지를 덮어

제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든 가난한 어깨를 짓눌렀다

 

연두빛 느티나무 그늘을 빌려

지친 몸 뉘어 꿈을 꾸고 싶다

나비의 꿈에 내가 있는지

내가 꿈에 나비가 되었는지는 몰라도 좋았다

다만 꿈에서 깨지 말기만을 바랬다.

 

                       2012. 5. 8  맑은날

 

 

유독 많은 이의 부고를 받은 봄이었다.

뉴스에는 온갖 추접한 풍문이 사실로 확인되었다.

살아가는 일은 늘 그렇듯 만만치 않은 일이었는데

어떤 이는 장난처럼 쉽게 살아가고 있어 더 힘겨웠다.

 

유레카님의 사진을 빌어 몇 자 적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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