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 얻어 먹을 소리 몇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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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선일씨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이승에서의 가슴아프고도 끔찍한 기억을 모두 잊어버리시길...............

불완전한 생명체인 인간으로 태어난 업으로 여기시고 모두 용서하시길.....

온 나라가 이라크 무장단체의 만행에 분노하고 있다.

정부의 안일한 대처에 본노하며, 파병철회를 주장하고 일각에서는 특전사를 보내서 테러범들을 철저히 소탕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국민들의 분노는 어쩌면 당연하다.

그럼에도 몇 가지 쓴소리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몇 자 적어본다.

먼저 파병관련한 목소리에 대해서이다.

파병반대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회결의를 거쳐 파병입장을 명백하게 표명한 현 시점에서의 파병철회는 국제사회의 기본 룰을 무시하는 것이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

다만 자국민 보호를 위하여, 국내에서 있을 수도 있는 테러에 대하여 여러 가지의 수단을 철저히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특수부대를 보내서 테러범을 소탕하자는 소리도 있다.

그들에게 한 마디 하겠다.

특수부대원은 외계인으로 구성되어 있는가?

그들의 목숨은 어쩌겠단 말인가?

정 그런 생각이 있다면, 그들끼리 조용하게 출국해서 소탕하시길 권유한다.

다음으로 김선일씨에 대한 국민적인 감상에 대해서이다.

말하기에 앞서 고인을 모독하고자 하는 뜻은 전혀 없음을 분명히 밝혀둔다.

자국민이 외국에서 납치되어 무자비하게 살해된 것은 피살자에 대하여 전 국민적 관심을 끌 수 있고 슬픔과 애도의 감정이 있음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분명 지나친 감은 있다.

김선일씨는 국가의 이익을 위하여, 국가의 명령에 의하여 이라크에 간 것은 아니다.

간접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기업체에 고용되어 돈을 벌러 간 것은 명백하다.

이라크는 언론에서 전쟁지역임을 충분히 경고하였고, 그러한 경고가 없었더라도 목숨을 담보로 하여야 할 지역임은 온 세계가 알고 있는 그런 지역이다.

김선일씨의 월급이 얼마인지는 알 수 없으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위험을 감안한 고액일 것은 분명하고, 이 점은 김선일씨도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김선일씨는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음을 분명히 알고도 경제적인 사정으로 이라크에 가는 것을 인용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김선일씨를 애도하는 감정은 같은 국민으로서 당연한 것이나 마치 애국투사에 대한 애도를 한다거나, 이러한 국민의 감정을 몇몇 단체의 주장에 이용하기 위하여 부추김은 분명 경계하여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정부에 대한 비난이다.

정부에 대하여 주로 쏟아지는 비난은 두 가지로 보인다.

먼저 24시간의 기한이 주어졌을 때 그 기간 내에 굳이 ‘파병불변’이라는 입장을 표명하여 그들을 자극할 필요가 있었는가란 것이다.

이 점은 비난받아 마땅한 것으로 본다.

그리고 일본 정부는 외무상 등 고위관료의 적극적인 구명운동으로 자국민의 생명을 지켰는데, 우리 정부는 그러하지 못하였다는 비교론적 비난이 있다.

그렇지만 일본의 피남자들은 평화활동단체 소속원이었고, 납치단체 또한 다르므로 이를 단순비교함은 부당하다.

정작 크게 비난받아야 함에도 묻혀지고 있는 듯한 것이 하나 있다.

김선일씨는 5월말에 이미 납치되었고, 미군과 가나무역대표는 이를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우리정부도 이를 이미 알고 있었다고 보아야 하며, 이를 입증하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정부에서 이에 대하여 신속하게 대응하였는지에 대한 확인, 그리고 알 자지라 방송을 보고나서야 납치사실을 알았다는 듯이 보여준 기망적인 태도가 더 큰 비난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는 다수의 목소리에 함께 하는 것이 세상을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임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의 이슈를 받는 문제에 대하여 무비판적으로 뜨거워지는 여론이 꼴불견이라서 쓴소리 한마디를 이렇게 하고야 만다.

반골이라서 그런가?

다시 한번 어렵게 살아왔고 고통 속에 눈 감았을 고인의 명복을 빈다.

2004. 6. 24  맑은날